한 제품의 광고를 여러개의 버전으로 만들어 다양하게 방영하는 "멀티스팟
(Multi Spot)" 광고가 유행하고 있다.

단조로운 광고운영에 변화를 줌으로써 시청자의 눈길을 끌자는 의도다.

LG생활건강은 가정용 위생용품 공동브랜드인 "위생구조대-119" 광고를
다섯개의 버전으로 따로 제작해 19일부터 방영중이다.

다섯편 모두 5초짜리 초미니 CF로 LG는 이를 3~5개씩 묶어 15초, 20초,
30초 등 다양한 형태로 내보내고 있다.

LG는 SBS-TV의 인기드라마 "은실이"의 출연진을 각 제품의 특성에 맞게
모델로 캐스팅했다.

곰팡이 제거제는 김창완(의사역), 세균 제거제는 성동일(양정팔역),
냉장고 냄새 제거제는 윤영주(옥자역), 변기살균 제거제는 이재포(극장
주임역), 안심소독은 방경림(영숙역)을 내세워 제품의 성격과 모델의
캐릭터를 절묘히 배합시켰다.

광고를 제작한 LG애드의 목영도 차장은 "위생용품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제품이어서 설명보다는 브랜드 자체를 많이 노출시키는게 중요하다"고 설명
했다.

또 "다양한 내용의 광고를 동시다발적으로 보게 되면 제품인지도도 그만큼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화약품은 "후시딘" 광고에서 여자어린이, 남자어린이, 자매 등을 모델로
기용한 멀티스팟광고를 선보였다.

주인공의 상황에 맞춰 CF 내용도 달라지지만 어린이 상처를 치료하는데
이 제품이 좋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탤런트 최명길을 모델로 기용한 "지펠냉장고" CF를 아침 점심
저녁편으로 나누어 방영하고 있다.

주부의 하루 생활리듬에 따라 아침엔 주방의 느낌을, 점심때엔 옆집
냉장고 이야기를 꺼낸다.

저녁편에선 지펠냉장고가 주부들에게 훌륭한 선물임을 강조한다.

3편의 소재는 각각 다르면서도 모두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주제곡으로
사용했다.

또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전체적인 통일성을 유지
했다.

광고계는 지금까지 CF를 한 번 제작하면 이를 3개월 정도 방영한 후
시청자들이 식상감을 느낄 때쯤 다른 버전으로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었다.

멀티스팟광고는 시청자에게 보는 즐거움을 주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제작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광고 길이가 다양해지고 경기회복으로 광고제작이
활발해지면서 멀티스팟광고가 늘어났다"며 "노출량 크리에이티브 등에서
여러가지 전술구사가 가능해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