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고 남관 화백의 작품이 오는 7월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쥴리아나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유화 30점과 드로잉 10점 등 모두
40점이 출품됐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인체와 마스크, 얼굴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상형문자나 기호같은 형상을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의 형상속에서 때로는 마스크가 화면 전체를 메우다시피한다.

"묵상" 시리즈나 "흰공간"(79년), "허물어진 공간"(77년), "꼴라쥬"(77년)
등을 보면 사람의 형상을 한 갑골문자가 춤을추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파란색과 갈색계통의 색채가 강조된 화면들은 이끼낀 자국과 오랜 세월에
그을린 듯한 바위의 표피, 옛돌담의 얼룩 등을 떠올리게 한다.

번지며 흐르며 서로 침식해가는 이끼빛과 비바람에 삭은듯한 갈색얼룩의
미묘한 조화는 잊혀진 세월에 대한 깊은 향수를 느끼게 한다.

1백호짜리 대작 "꼴라쥬"에는 신문지나 그림등을 글자모형으로 붙였다
떼어낸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어 콜라주의 독특함을 엿보게 한다.

한편 인간과 자연이미지를 주제로하는 그의 드로잉은 페인팅과 달리 서술적
이며 즉흥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인지 서예처럼 군더더기가 없이 간결해 보인다.

1911년생인 남관은 일본 도쿄의 태평양미술학교를 졸업했으며 50년대에는
추상화가의 대가로 꼽히는 김환기 화백과 같은 시기에 파리에서 그림공부를
했다.

66년 파리 망똥회화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홍익대
미대교수를 역임했다.

90년 작고.

문의 (02)514-4266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