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에게는 가장 명예로운 제8회 다산경영상을 받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실사구시와 경국제민의 실학사상을 완성해 이 나라 근대화의 사상적 기초를
마련한 다산 정약용 선생을 기념하는 상을 받으며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가슴속 깊이 새겨 보고 싶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IMF구제금융 위기를
겪었으며 그 여파로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의 퇴출과 대량 실업을 겪었습니다.

"부즈 앨런& 해밀턴 한국보고서"와 "매킨지보고서"는 이에 대한 원인을
한국경제의 낮은 생산성으로 들고 이는 낮은 정보.지식수준에 기인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러한 분석이 시사하는 점은 아주 명확합니다.

우리나라가 토지 노동 자본 등 단순 생산요소 투입 중심의 자원기반
경제에서 정보 지식 문화 중심의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보.지식기반 경제는 컴퓨터와 통신기술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1946년 애니악(ENIAC)이라는 컴퓨터가 처음 선보인 이래 컴퓨터 관련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통신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데이터및 가공된 정보의 교환과 전송이 가능해졌습니다.

지난 69년 국내 최초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통계청에서 도입한
대용량 컴퓨터인 CDC3300 모델과 현재의 노트북 PC를 비교하면 용량은
약 3백배 늘어난 반면 가격은 2백분의 1에 불과합니다.

통신기술도 비약적인 진전을 이뤘습니다.

구리선이 광케이블로 대체되면서 대영백과사전 33권을 팩스로 전송할 때
13시간 걸리던 것이 이제는 4분으로 대폭 단축됐습니다.

하나로통신의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하면 영화 1편을 단 1분만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기존의 단순노동 또는 설비집약적 산업을
정보.지식기반 산업으로 변혁시키는 동시에 정보기술(IT)과 전자상거래 등과
같은 새로운 산업을 태동시켰습니다.

이를 이끄는 힘은 제2의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인터넷 혁명"이라는 거센
물결입니다.

인터넷은 이제 단순히 "정보검색을 위한 도구"나 전자상거래로 대변되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도구" 정도로 인식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인텔사 앤디 그로브 회장의 말대로 앞으로 5년 안에 인터넷과 연관된 사업을
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개인도 사이버공간을 떠나서는 인간다운 삶을 향유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난 94년 3백만명에 지나지 않던 미국 인터넷 사용 인구는 현재 2억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오는 2003년 이후에는 10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95년부터 인터넷 이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해 97년 1백25만명에서
98년에는 3백만명이 인터넷을 접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상거래의 확산은 폭발적인 인터넷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3천4백만달러로 예상되는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이 오는 2003년에는
1조7백억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시장규모가 지난해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나 1천5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매장없는 미국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창업 3년 만에 미국 최대의 서점인
반스앤드 노블을 따라잡은 사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올해 1월9일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6년전 2천9백억달러의
재정적자와 높은 실업률을 안고 있던 미국 경제가 99년 7백60억달러의 흑자
재정에 1천8백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 것은 그동안 정보고속도로 등
정보화분야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이같이 정보화.지식화 사회로 가기 위한 필수 인프라가 초고속통신망으로
불리는 가입자망 고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부가 "사이버코리아 21" 계획을 통해 초고속 멀티미디어 정보통신
기반을 조속히 마련하려고 하는 이유도 이를 통하지 않고서는 디지털 선진
경제로의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로통신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지식기반 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정부와 협력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편리한 국민생활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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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 ]

<> 1936년 고흥 출생
<> 서울대 문리대, 중앙대 대학원 행정학박사
<> 행정고시(1회)
<> 88년 체신부 차관
<> 91년 데이콤 사장
<> 97년 하나로통신 사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