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16일 국민회의 당사로 16개월 만에 첫 출근했다.

소위 장관급 거물들이 속속 친정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면서 동교동계와 옛 야당출신 위주로 돼
있는 당내 권력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핵심 당직을 둘러싼 의원들간 치열한 물밑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이 전원장은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신주류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는 만큼 당내 역학구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권을 꿈꾸는 김영배 총재권한대행과 조세형 전대행, 권노갑 이만섭 고문,
이수성 평통수석부의장, 이인제 당무위원등 중진들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 전원장은 이날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며 노무현 부총재가 부산으로 떠나면서 비어있는 서울 종로
지구당 복귀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와 함께 "행정부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통령의 철학을 구현하고 당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내외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만큼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일하겠다"
고 밝혀 당분간은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당내에서는 인정받은 "일꾼"인 이해찬 박상천 전장관 등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각각 대선기획본부장과 초대 직선총무를 역임했던 경력을 갖고 있어
당무의 핵심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소관 부처 장악력과 개혁성 측면에서 인정을 받았던 만큼 당정협조를
강화하고 당내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최근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의원회관에서 보내면서 향후 활동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한편 신건 나종일 전국정원차장과 문희상 전국정원기조실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특히 문희상 전실장의 경우 지역구가 의정부인데 입당파인 홍문종 의원과
어떻게 교통정리가 이뤄질 지 관심이다.

또 나종일 전차장은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김원기 노사정위원장 및 윤철상
의원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