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남북 교전사태가 벌어진 15일 주요 그룹들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그룹 차원의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을 떠는 기업들도 별로 없었다.

다만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교역을 하고 있는 종합상사들은 불안해하는
바이어들을 설득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현대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비롯한 대북경협사업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는 표정이었다.

현대 관계자는 "이제까지 여러차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적이 있으나
민간교류가 영향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는 그러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해 남북경협의 물꼬를
튼 지 1주년이 되는 날을 하루 앞두고 남북간 긴장이 고조된데 대해서는
내심 당혹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윤종용 삼성전자 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투자 조사단 16명이
북한에 들어간 삼성의 경우도 담담한 모습이었다.

대책회의도 갖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남북한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한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은 다만 "민감한" 시기에 임직원들을 방북시킨 것에 부담을 느낀 듯
"방북대표단과는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는 북한 사업을 전담하는 (주)대우 특수산업팀이 동향 분석과 대책을
마련하는 선에서 이번 사태에 대처하고 있다.

대우는 지난 96년부터 남포공단에 경공업제품을 생산하는 민족산업총회사를
운영해왔다.

대우 관계자는 "현지 근무하던 직원들이 지난 2월에 모두 귀국해 이제는
현지에 남은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지 TV 조립 사업과 나진 앞바다 가리비 양식 등 북한과 합영사업을
진행중인 LG는 기존 사업에는 이렇다 할 영향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남북간 긴장이 더욱 고조돼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앞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부분 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정치적으로 조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다만 북한과 교역을 하고 있거나 추진중인 종합상사들은 일본 등 일부
바이어들이 동요하는 조짐을 보이자 이번 사건의 향후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