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정부의 태만 .. 김병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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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1723~1790)만큼 시장기구에 맡겨 국민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하고
정부개입을 최소한으로 축소할 것을 주장하는 자유경제론을 확립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사람은 드물다.
그러한 그도 정부가 담당해야 할 세가지 과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첫째로 외국의 무력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는 일, 둘째로 모든 사회
구성원을 타인의 불공정 행위나 억압으로부터 보호하는 일, 셋째로 공공시설
등을 건설하고 유지하는 일이다.
간추려 말하면 정부는 적어도 튼튼한 국방안보, 공정한 법질서 유지, 원활한
공공재 공급을 임무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시장경제는 효율성은 물론 국가 존립도
기대할 수 없다.
현정부는 최근 그 임무에 태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선 벌써 한주일 넘게 북한 경비정들이 연평도근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남쪽
영해를 넘나들고 있다.
국방부는 단순히 "월선"행위로 축소하다가 여론에 밀리자 충돌식 밀어내기로
대응했으나 북측의 도발은 여전하다.
임박한 차관급 회담에 영향을 줄까 전전긍긍한 정부는 이번 사태를 북측의
꽃게잡이 어선보호를 위한 부득이한 행동으로 남한측이 이해해줄만한 사안인
듯 다뤘다.
우리측 어민의 어업권을 지켜줄 정부의 의지와 능력이 시험되고 있다.
대북 햇볕정책에 가려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국방안보의 기반이 흔들려선
안된다.
"단호한 태도로 우리 주권과 국토를 지킨다"는 각오를 밝힌 대통령의 제주도
발언이 연평도 어민들에겐 뒷북치는 말로 들릴 것같다.
근래 간첩 일망타진 보도가 전무한 것도 어쩐지 불안하다.
둘째로 시장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경기규칙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
고급 부티크 옷 뇌물 의혹사건은 사소한 일을 언론이 마녀사냥감으로 몰아
크게 부풀린 사건이 아니다.
법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의문이 자극된데 따른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그 의문은 끊이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터질 듯 팽팽한 적은
없었다.
더욱이 대통령이 문제의 인물을 대선 직전에 "법률가의 양심을 가지고
비자금 수사를 안한 것"을 높이 사 각료로 임명했다는 보도는 국민을 아연케
했다.
사사로운 개인간에는 아름다울 수 있는 신세갚기가 공인간에는 의심스럽게
보이게 마련이고, 공정한 국정 운영에 미치는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법 집행이 들쭉날쭉하다는 인식은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경제의 경기운영을
반칙 변칙 탈법으로 몰고 법망에 걸리는 것을 연줄탓 재수탓으로 돌리게
한다.
이것은 바로 사회의 기본질서 문제이자, IMF 사태를 몰고 온 투명성
문제이기도 하다.
국가권력기관은 의혹을 규명해 해소하는 곳이 돼야 한다.
권력기관이 오히려 사실을 은폐해 증폭시킨다면 그곳은 병든 사회다.
검찰 이외의 국가기관도 마찬가지다.
셋째로 정부의 공기업 부문을 살펴보자.
공기업 부문은 거의 예외없이 비효율이 심각하다.
정부가 구조조정 작업을 공기업부터 착수해 시범을 보였더라면 보다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문의 강력한 노동조합의 존재 때문에 순위가 뒤바뀐 느낌이다.
공기업인 조폐공사의 파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수년간 빈발해온
문제다.
노사분규가 잦아 한 때 시중의 어음수표용지 부족사태를 빚어 결제제도
마비가 우려되기까지 했다.
최근 검찰은 공정해야 할 사직당국의 본분을 이탈하고 "공작"을 했다는
파업유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의 반발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조폐창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일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검찰공작으로 조폐창 이전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이 비공개적인 "공작"을 할수 없다는 입장은 이상주의 명분론이다.
현실의 세계에서는 모든 국가의 첩보기관들이 "공작"업무를 수행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성숙한 국민이라면 명분론을 벗어나 관심의 초점을 국가의 어느기관에 그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그리고 그 임무수행이 궁극적으로
국리민복에 이바지하는 것인가에 둬야한다.
조폐공사 구조조정이 국가 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되는가, 그리고 파업
유도가 구조조정을 앞당기는데 일조했다고 평가되는가를 따져야 한다.
최근 정부는 이번 사태를 정치적 국면전환용 수단으로 이용하는 편의주의에
기울고 있고, 노동계는 이를 구조조정 반발의 입지를 굳히는 호재로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보다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할 기본임무를 소홀히 하는 사회에서는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이
위축되게 마련이다.
정부 일각에선 대선 공약대로 1년반만에 IMF 위기탈출을 국민에게 알리는
홍보물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그 보도의 진위가 의심된다.
결코 IMF 조기탈출을 자축하는 신판 "용비어천가"를 부를 상황이 아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
정부개입을 최소한으로 축소할 것을 주장하는 자유경제론을 확립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사람은 드물다.
그러한 그도 정부가 담당해야 할 세가지 과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첫째로 외국의 무력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는 일, 둘째로 모든 사회
구성원을 타인의 불공정 행위나 억압으로부터 보호하는 일, 셋째로 공공시설
등을 건설하고 유지하는 일이다.
간추려 말하면 정부는 적어도 튼튼한 국방안보, 공정한 법질서 유지, 원활한
공공재 공급을 임무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시장경제는 효율성은 물론 국가 존립도
기대할 수 없다.
현정부는 최근 그 임무에 태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선 벌써 한주일 넘게 북한 경비정들이 연평도근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남쪽
영해를 넘나들고 있다.
국방부는 단순히 "월선"행위로 축소하다가 여론에 밀리자 충돌식 밀어내기로
대응했으나 북측의 도발은 여전하다.
임박한 차관급 회담에 영향을 줄까 전전긍긍한 정부는 이번 사태를 북측의
꽃게잡이 어선보호를 위한 부득이한 행동으로 남한측이 이해해줄만한 사안인
듯 다뤘다.
우리측 어민의 어업권을 지켜줄 정부의 의지와 능력이 시험되고 있다.
대북 햇볕정책에 가려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국방안보의 기반이 흔들려선
안된다.
"단호한 태도로 우리 주권과 국토를 지킨다"는 각오를 밝힌 대통령의 제주도
발언이 연평도 어민들에겐 뒷북치는 말로 들릴 것같다.
근래 간첩 일망타진 보도가 전무한 것도 어쩐지 불안하다.
둘째로 시장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경기규칙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
고급 부티크 옷 뇌물 의혹사건은 사소한 일을 언론이 마녀사냥감으로 몰아
크게 부풀린 사건이 아니다.
법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의문이 자극된데 따른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그 의문은 끊이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터질 듯 팽팽한 적은
없었다.
더욱이 대통령이 문제의 인물을 대선 직전에 "법률가의 양심을 가지고
비자금 수사를 안한 것"을 높이 사 각료로 임명했다는 보도는 국민을 아연케
했다.
사사로운 개인간에는 아름다울 수 있는 신세갚기가 공인간에는 의심스럽게
보이게 마련이고, 공정한 국정 운영에 미치는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법 집행이 들쭉날쭉하다는 인식은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경제의 경기운영을
반칙 변칙 탈법으로 몰고 법망에 걸리는 것을 연줄탓 재수탓으로 돌리게
한다.
이것은 바로 사회의 기본질서 문제이자, IMF 사태를 몰고 온 투명성
문제이기도 하다.
국가권력기관은 의혹을 규명해 해소하는 곳이 돼야 한다.
권력기관이 오히려 사실을 은폐해 증폭시킨다면 그곳은 병든 사회다.
검찰 이외의 국가기관도 마찬가지다.
셋째로 정부의 공기업 부문을 살펴보자.
공기업 부문은 거의 예외없이 비효율이 심각하다.
정부가 구조조정 작업을 공기업부터 착수해 시범을 보였더라면 보다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문의 강력한 노동조합의 존재 때문에 순위가 뒤바뀐 느낌이다.
공기업인 조폐공사의 파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수년간 빈발해온
문제다.
노사분규가 잦아 한 때 시중의 어음수표용지 부족사태를 빚어 결제제도
마비가 우려되기까지 했다.
최근 검찰은 공정해야 할 사직당국의 본분을 이탈하고 "공작"을 했다는
파업유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의 반발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조폐창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일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검찰공작으로 조폐창 이전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이 비공개적인 "공작"을 할수 없다는 입장은 이상주의 명분론이다.
현실의 세계에서는 모든 국가의 첩보기관들이 "공작"업무를 수행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성숙한 국민이라면 명분론을 벗어나 관심의 초점을 국가의 어느기관에 그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그리고 그 임무수행이 궁극적으로
국리민복에 이바지하는 것인가에 둬야한다.
조폐공사 구조조정이 국가 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되는가, 그리고 파업
유도가 구조조정을 앞당기는데 일조했다고 평가되는가를 따져야 한다.
최근 정부는 이번 사태를 정치적 국면전환용 수단으로 이용하는 편의주의에
기울고 있고, 노동계는 이를 구조조정 반발의 입지를 굳히는 호재로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보다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할 기본임무를 소홀히 하는 사회에서는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이
위축되게 마련이다.
정부 일각에선 대선 공약대로 1년반만에 IMF 위기탈출을 국민에게 알리는
홍보물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그 보도의 진위가 의심된다.
결코 IMF 조기탈출을 자축하는 신판 "용비어천가"를 부를 상황이 아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