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고 있는 해상운임이 섬유류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섬유업체들은 IMF사태로 내수 및 동남아시장이
위축되자 북미지역 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으나 최근 해상운임비가
크게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과 LA 시애틀 롱비치를 연결하는 북미수출항로를 이용할 때 소요되는
운송비는 97년 12월 이후 1년 6개월 사이에 1백40% 가량이나 치솟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1천3백달러였던 40피트짜리 컨테이너 운송비는
이달초 3천1백달러로 인상돼 1백38.5%의 인상률을 나타냈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의 경우 97년 12월엔 9백55달러였으나 이달에는
1천9백30달러가 적용돼 1백2.1%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컨테이너 운송비는 이달들어 40피트짜리는 3백달러, 20피트 짜리는
1백75달러가 올랐다.

이는 이달부터 11월말까지 수출입 물동량의 차이가 커 컨테이너를 하역한 뒤
빈 배로 돌아 오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해운선사들이 성수기 부대비용을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섬유업계는 제품 특수성에 비춰 컨테이너 운송비 인상은 곧바로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 직물 의류 같은 섬유류는 다른 품목보다 부피는 크지만
단가는 낮아 단위당 물류비용이 높다"며 "부피를 기준으로 부과되는 컨테이너
운송비가 추가 인상되면 북미시장 섬유수출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지난 4월까지 호조세를 보였던 섬유수출도 하반기들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직물 수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말부터 북미시장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한
덕택에 바이어들로부터 상당량의 오더를 따냈다"며 "그러나 해상운송비 폭등
으로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어 자칫 수출계약까지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대해 섬산연 관계자는 "북미항로의 경우 국적선사인 현대상선 조양상선
한진해운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해상운임 인상을 자제할 수 있도록
정부의 행정지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의류 모자 편직물 등의 섬유제품은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전체 수출은 5.4%
감소한 상황에서 8.5%의 증가율을 기록, 수출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냈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