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과 월초엔 자금시장에 변수가 많다.

기업은 매월말 돌아오는 자금결제를 위해 돈을 빼내간다.

세금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월말이 오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자금이 빠져 나간다.

대신 월초는 정반대다.

기업들이 결제한 자금이 다시 금융권으로 되돌아온다.

정부도 거둬들인 세금을 재정자금으로 집행한다.

통상 월초에 금융권 예금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6월초에도 이런 현상은 여지없이 나타났다.

은행저축성예금을 비롯 종금사 수신도 일제히 늘었다.

그러나 이런 흐름속에서도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주가였다.

6월초 주가가 11일 연속 오르자 시중자금도 여기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특징은 세가지다.

주식관련 상품으로의 지속적인 자금유입이 첫번째다.

주식투자를 엿보며 단기상품에 돈을 맡겨두는 단기부동화가 두번째다.

세번째는 주식투자를 위한 가계대출 증가다.

주식관련 상품으로의 자금유입은 꾸준하다.

주식형 수익증권에 지난1일부터 7일까지 1조6백59억원이 몰렸다.

물론 지난 5월1일부터 7일까지의 증가액 1조6천6억원보다 적긴 하다.

그렇지만 5월하순 주가가 조정기에 접어들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증가세다.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이달들어 1주일동안 3천4백96억원이나 늘었다.

지난달 같은기간에 43억원 빠진걸 감안하면 탄력을 상당히 되찾은 느낌이다.

이번주 주가움직임에 따라서 9조원 돌파도 무난해 보인다.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도 2조7천6백61억원 불어났다.

지난달 같은기간 2조2천3백5억원 줄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달초 시장금리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신장세라고 할 수 있다.

찬찬히 뜯어보면 역시 단기부동화의 영향이다.

단기공사채형이 무려 2조5천6백억원 증가했다.

초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에도 1조2천1백49억원이 몰렸다.

주가 움직임을 봐가며 여차하면 옮겨갈 대기성 자금이 단기형 공사채형에
몰린 탓이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은행대출의 증가.

지난 5월 한달동안 은행대출금은 5조2백92억원 늘었다.

지난 4월 증가액 3조2천1백96억원보다 2조원가량 많아졌다.

대부분은 가계대출이라는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기업의 경우 부채비율을 2백%이하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은행빚을 지속적
으로 갚고 있다.

이에비해 일반인들의 대출 증가세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탓도 있지만 주식투자를 위한 대출이 상당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하고 있다.

이런 여건을 종합감안하면 자금시장의 화두는 여전히 주식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