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도서지역의 주민들은 요즘 삼중고를 겪고 있다.

북한 경비정이 일주일째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꽃게철에 꽃게를 잡지
못하는 데다 관광객과 낚시꾼들이 줄어 피해가 여간 크지 않다.

여기에다 백령도에선 느닷없이 자가발전 시설이 고장나 엉뚱한 피해까지
겹쳐 있다.

1 주일째 조업을 못하고 있는 연평도 일대 주민들은 조업구역이라도 더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업을 할 수 있도록 출어통제를 완화했으나
조업구역을 제한하고 있어 피해가 막대하다는 것이다.

해군은 현재 1마일 간격으로 설정한 조업구역(24개 구역)중 1~3구역과
14~24구역에서 조업을 통제하고 있다.

이로인해 섬 전체로 하루에 2억원정도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이 꽃게가 가장 많이 나오는 구역이기도 하다.

선주와 어민들은 "조업제한 조치가 장기화 될 경우 어민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주거나 조업시기를 연장해 주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관광객까지 줄었다.

토요일인 12일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백령도로 간
승객은 모두 3백1명.

평상시 토요일에 비해 절반이상 줄어든 규모다.

단체관광을 오려던 승객중에 4개팀(51명)이 일정을 취소했다.

주말이면 40~50명에 달하던 낚시꾼들도 출조를 포기했다.

일요일인 13일에도 인천에서 연평도로 떠난 유일한 배인 카페리 실버스타호
는 정원이 3백15명이지만 60명만 태우고 출항했다.

평소엔 주말과 유일이면 승객을 가득채웠었다.

이에따라 관광수입에 의존하던 백령도와 연평도의 횟집과 숙박업소들은
한숨을 짓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백령도에서는 전기를 공급하는 자가발전시설마저
고장났다.

이로인해 주민들은 그야말로 전쟁상황을 방불케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전력공급이 안돼 양수기 가동이 중단됐다.

논에 물을 대지 못해 10여일전에 모내기를 한 논에서는 벼들이 말라죽어
가고 있다.

또 빙과류를 파는 식료점과 횟집은 냉동고와 수족관을 가동하지 못해
장사를 망치고 있다.

일반 가정들도 밤이면 촛불을 켜놓고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성일 백령면장은 "전력공급 차질로 인한 피해액은 산정하기 조차 힘들다"
고 말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백령도만이 가지고 있는 여성예비군을 비롯해 스스로
내고향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연일 예비군의 출동태세를 점검하고 있고 언제라도 출동명령이 떨어지면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쳐 놓고 있다.

여자예비군 1소대장 윤연옥씨는 "북한 경비정 때문에 피해가 크지만 군과
비상체계가 유지돼 비상출동에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 연평도=김병언 기자 misa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