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드가 낳은 세계적인 천재, 크로스오버의 대가"

생선 가시 모양의 전기 바이올린을 어깨에 얹고 폭풍같은 선율을 쏟아내는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24).

그의 자전적 에세이집 "질주"(도서출판 은행나무, 1만3천원)가 나왔다.

30분짜리 뮤직비디오도 부록으로 들어있다.

뮤직비디오에는 "룩 어웨이" "힙 합"을 비롯한 자작곡과 그가 좋아하는
레퍼토리 등 9곡이 수록돼있다.

그는 클래식과 팝 재즈 록 등 폭넓은 장르를 넘나드는 전방위
바이올리니스트.

어릴 때부터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닌 그가 자신의 열정적인 음악인생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 책에는 클래식을 전공한 뒤 재즈.록에 심취하면서 겪어야 했던 갈등과
음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3년전 전기바이올린 하나를 들고 고국을 찾은 사연과 이후의 활동도 실려
있다.

그에게 영향을 준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음악적 교감을 나눈 사람들과의
대화가 눈길을 끈다.

그의 재능을 발견한 줄리아드 동문 윈턴 마살리스(링컨센터 재즈디렉터)와의
만남은 더욱 감동적이다.

지미 핸드릭스 등 록스타들의 일대기와 루이 암스트롱 등 재즈 아티스트들에
대한 뒷얘기도 재미있다.

75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8세에 줄리아드 예비음악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다.

10세 때 웨인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13세 때 링컨센터 무대에
데뷔한다.

줄리아드음악원 재학 시절에는 줄리아드스쿨콩쿠르를 휩쓸었다.

곧이어 재즈 거장 윈턴 마샬리스의 눈에 띄어 뉴욕 재즈클럽 "블루 노트"
등에서 이름을 날린다.

그는 연주자일뿐만 아니라 작곡가이자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록 가수이기도
하다.

그의 연주는 "눈 감고 땀 흘리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내면의 모든 것을 끄집어내고 강렬한 에너지로
분출시킨다.

이 열정이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그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해말 "유진박 장학회"를 발족시켰다.

6개월마다 고교생 20명을 선정해 50만원씩(연2천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해당 학교에 바이올린도 기증하고 있다.

결식 아동과 불우 청소년을 위한 콘서트도 자주 연다.

그들에게 힘을 주고 한 끼 식사라도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춤추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겠다는 게 그의 신조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