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우리 시대의 우울한 중산층 .. 이건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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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 < 아주대 교수 / 환경도시공학부 >
우리 시대의 중산층은 요즘 우울하기만 하다.
고단했지만 한푼두푼 저축하며 살던 예전의 생활이 그립다.
어쩌면 그 시절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겠지.
최근 증권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
경제호전 탓인가, 아니면 거품인가.
아직도 실업자가 거리에 붐비는데 어디에 있던 돈들이 증시에서 돈잔치를
벌이는가.
요즘은 부동산시장에도 돈이 흐르고 꿈틀거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경기의 선행지수라는 주택청약예금 잔고가 한달새 1천4백억원이나
늘었다.
강남에서는 21억원짜리 아파트가 등장하고 청약의 뚜껑을 열자마자 3억~4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왜들 이러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아직 한겨울
이다.
IMF로 가장 타격을 입은 부류는 서민층이다.
책임은 할 일을 제대로 못한 정부나 방만한 경영을 한 기업쪽에 있음직한
데도 중산층이나 영세민층이 희생을 도맡아왔다.
한때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국민이 스스로 중산층이노라고 답한 적이 있다.
몇년 전 일이다.
그들 상당수가 빈곤층으로 추락하였다.
3% 정도로 분류되던 절대빈곤층이 최근에는 6.8%로 늘었다.
이에 따라 14만 가구가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전락하였다.
생활보호대상자도 1백48만명에서 1백74만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경제성장 과정에서 두텁게 형성되었던 중산층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소득불평등이 심화되어 지니계수가 1년 사이에 0.283에서 0.316으로 올라
갔다.
그만큼 부익부빈익빈이 되었다.
또 다른 통계를 보자.
중산층은 지난해 소득이 11.8% 줄고, 저축이 13.7% 줄었다.
이에 비해 최상층 그룹은 소득은 1.2% 줄었지만 저축은 오히려 13% 늘었다.
IMF는 다같이 겪는 고통인 줄 알았는데 부유층에게는 재테크의 호기였던
것이다.
"경제정의"를 내걸고 집권한 DJ 정부 기간에 소득분배 정책은 역진하기만
하였다.
왜 그럴까.
성급한 경기부양책 탓이다.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등 경제 정의와 함께 거론되던 개혁 성향의 정책들
이 하나하나 퇴장하였다.
여기에 경기 부양을 위해 많은 돈이 풀렸다.
이 돈이 증권시장으로 몰린 것이다.
금리가 떨어지니 뭉치돈이 갈 곳이라곤 증권시장뿐이었다.
그래서 증시가 타올랐다.
부동산에도 바람이 불 것이다.
온 나라가 투기판이 되었다.
한푼두푼 저축하던 알뜰정서가 한탕주의로 바뀌었다.
주가상승은 경제의 구조조정보다 부양을 바라던 정부로서는 반가운 현상이
었을 것이다.
"부양"의 이름으로 부유층의 세무관리도 헐거워졌다.
계 들고 적금 들어 은행에 저축하는 사람들은 허망하다.
이자소득에 꼬박꼬박 매기는 세금이 24.2%나 된다.
고작 4만명밖에 안 되는 부자를 위해 금융소득종합과세가 폐기되고 대신
세율을 올린 탓이다.
부동산투기에서 번 불로소득에는 거의 세금이 없지 않은가.
당연히 이자소득세율은 낮춰줘야 한다.
서민들이 뒤늦게 은행적금 깨들고 증시로 가는 것이 국민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나.
이렇게 IMF를 거치는 동안 빈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중산층이 정리해고와 명예퇴직, 그리고 감봉의 칼바람에 시달릴 때 고소득
층은 고금리의 단맛을 보았다.
전국민이 장롱 속의 금붙이를 털어내며 고통분담을 약속하였지만, 결과적으
로 중산층의 고통전담이 되었다.
퇴직금을 은행에 넣고 지내는 명퇴자들은 요즘은 슬금슬금 도둑맞는 기분
이다.
이것이 우리의 중산층 자화상이다.
소득의 불균형은 소비구조도 양극화시켜 놓았다.
거품소비, 과소비현상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다시 사치소비재의 수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강남의 룸살롱이 붐비고, 고가의 골프 회원권값이 오르고 있다.
전국에 분양되지 않은 서민용 아파트가 널려 있어도 강남의 고급 아파트값은
치솟기만 한다.
우리 시대의 중산층은 너무 우울하다.
증권계를 주무른다는 "큰손"들, 연봉 몇억대라는 젊은 펀드 매니저, 스톡
옵션으로 몇십억을 번 은행장, 수천만원 대의 밍크코트를 선물로 받는 장관
사모님 이야기, 그리고 이미 국부의 얼마를 회수해 갔다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이야기는 자꾸만 우리 중산층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IMF를 마무리지으면서 일그러진 분배구조를 바로 잡는 일도 중요한 일이다.
경기부양 과정에서 정부는 너무 많은 것을 중산층이나 영세민층에게 부담
시켜 왔다.
지금 중산층은 말이 없다.
그들이 기댈 언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건전한 중산층은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다.
콩나물 값을 깎던 주부들이 증시의 객장에서 허황된 꿈을 기다리는 것이
선진경제가 아니다.
가계부를 쓰고 조금씩 저축하는 조촐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
우리 시대의 중산층은 요즘 우울하기만 하다.
고단했지만 한푼두푼 저축하며 살던 예전의 생활이 그립다.
어쩌면 그 시절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겠지.
최근 증권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
경제호전 탓인가, 아니면 거품인가.
아직도 실업자가 거리에 붐비는데 어디에 있던 돈들이 증시에서 돈잔치를
벌이는가.
요즘은 부동산시장에도 돈이 흐르고 꿈틀거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경기의 선행지수라는 주택청약예금 잔고가 한달새 1천4백억원이나
늘었다.
강남에서는 21억원짜리 아파트가 등장하고 청약의 뚜껑을 열자마자 3억~4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왜들 이러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아직 한겨울
이다.
IMF로 가장 타격을 입은 부류는 서민층이다.
책임은 할 일을 제대로 못한 정부나 방만한 경영을 한 기업쪽에 있음직한
데도 중산층이나 영세민층이 희생을 도맡아왔다.
한때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국민이 스스로 중산층이노라고 답한 적이 있다.
몇년 전 일이다.
그들 상당수가 빈곤층으로 추락하였다.
3% 정도로 분류되던 절대빈곤층이 최근에는 6.8%로 늘었다.
이에 따라 14만 가구가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전락하였다.
생활보호대상자도 1백48만명에서 1백74만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경제성장 과정에서 두텁게 형성되었던 중산층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소득불평등이 심화되어 지니계수가 1년 사이에 0.283에서 0.316으로 올라
갔다.
그만큼 부익부빈익빈이 되었다.
또 다른 통계를 보자.
중산층은 지난해 소득이 11.8% 줄고, 저축이 13.7% 줄었다.
이에 비해 최상층 그룹은 소득은 1.2% 줄었지만 저축은 오히려 13% 늘었다.
IMF는 다같이 겪는 고통인 줄 알았는데 부유층에게는 재테크의 호기였던
것이다.
"경제정의"를 내걸고 집권한 DJ 정부 기간에 소득분배 정책은 역진하기만
하였다.
왜 그럴까.
성급한 경기부양책 탓이다.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등 경제 정의와 함께 거론되던 개혁 성향의 정책들
이 하나하나 퇴장하였다.
여기에 경기 부양을 위해 많은 돈이 풀렸다.
이 돈이 증권시장으로 몰린 것이다.
금리가 떨어지니 뭉치돈이 갈 곳이라곤 증권시장뿐이었다.
그래서 증시가 타올랐다.
부동산에도 바람이 불 것이다.
온 나라가 투기판이 되었다.
한푼두푼 저축하던 알뜰정서가 한탕주의로 바뀌었다.
주가상승은 경제의 구조조정보다 부양을 바라던 정부로서는 반가운 현상이
었을 것이다.
"부양"의 이름으로 부유층의 세무관리도 헐거워졌다.
계 들고 적금 들어 은행에 저축하는 사람들은 허망하다.
이자소득에 꼬박꼬박 매기는 세금이 24.2%나 된다.
고작 4만명밖에 안 되는 부자를 위해 금융소득종합과세가 폐기되고 대신
세율을 올린 탓이다.
부동산투기에서 번 불로소득에는 거의 세금이 없지 않은가.
당연히 이자소득세율은 낮춰줘야 한다.
서민들이 뒤늦게 은행적금 깨들고 증시로 가는 것이 국민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나.
이렇게 IMF를 거치는 동안 빈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중산층이 정리해고와 명예퇴직, 그리고 감봉의 칼바람에 시달릴 때 고소득
층은 고금리의 단맛을 보았다.
전국민이 장롱 속의 금붙이를 털어내며 고통분담을 약속하였지만, 결과적으
로 중산층의 고통전담이 되었다.
퇴직금을 은행에 넣고 지내는 명퇴자들은 요즘은 슬금슬금 도둑맞는 기분
이다.
이것이 우리의 중산층 자화상이다.
소득의 불균형은 소비구조도 양극화시켜 놓았다.
거품소비, 과소비현상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다시 사치소비재의 수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강남의 룸살롱이 붐비고, 고가의 골프 회원권값이 오르고 있다.
전국에 분양되지 않은 서민용 아파트가 널려 있어도 강남의 고급 아파트값은
치솟기만 한다.
우리 시대의 중산층은 너무 우울하다.
증권계를 주무른다는 "큰손"들, 연봉 몇억대라는 젊은 펀드 매니저, 스톡
옵션으로 몇십억을 번 은행장, 수천만원 대의 밍크코트를 선물로 받는 장관
사모님 이야기, 그리고 이미 국부의 얼마를 회수해 갔다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이야기는 자꾸만 우리 중산층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IMF를 마무리지으면서 일그러진 분배구조를 바로 잡는 일도 중요한 일이다.
경기부양 과정에서 정부는 너무 많은 것을 중산층이나 영세민층에게 부담
시켜 왔다.
지금 중산층은 말이 없다.
그들이 기댈 언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건전한 중산층은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다.
콩나물 값을 깎던 주부들이 증시의 객장에서 허황된 꿈을 기다리는 것이
선진경제가 아니다.
가계부를 쓰고 조금씩 저축하는 조촐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