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순매도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4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무슨 속셈일까.

증권업계에서는 순매도로 완전히 방향을 잡았다기보다 적극적인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상당한 가격부담을 느끼고 있어 이익을 실현해
놓고 다시 매수타이밍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려할만 상황은 아니다고 증권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가 최근 상승장에서는 별 악재가 되지 못했으나 조정기엔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매매동향 =지난 4일부터 순매도를 보였다.

1백43억원, 4백38억원, 60억원, 9일엔 5백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투자자 국적별로는 미국계와 영국계가 주로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중 미국계는 2천7백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영국계도 매도금액이 매수금액보다 4백68억원 많았다.

말레이지아계와 뉴질랜드계 자금도 한달동안 2천5백41억원어치와 1백46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순매도 배경 =외국증권사의 영업담당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차익실현의
모습이 역력하다"고 입을 모았다.

ABN암로 아시아증권의 최정호 차장은 "한국주가가 단기간에 너무많이 올라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쉽사리 매수주문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김기태 이사와 CLSA증권의 김학준 이사는 "가격부담
에다 미국의 금리인상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경우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 한국등 아시아 시장이
어서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의 한동욱 조사역은 "외국인들이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을 분석
하느라 부산하다"며 "이런 영향을 감안, 미국 뮤추얼펀드등은 차익을 실현한
후 현금비중을 여유있는 수준까지 높이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되면서 미국의 개인투자가들이 주식형펀드에
서 위험회피성 투자대상으로 자산을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유출입 동향을 보면 미국 투자자들은 아시아
등 전세계 주식형펀드에서 3주째 투자자금을 빼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3월중순부터 5월 첫째주까지 아시아지역에 투자된 자금중 약
70%가 환매돼 빠져 나갔다"고 강조했다.

<>전망 =그러나 외국인이 대거 이탈할 정도로 순매도를 방향을 튼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ABN암로의 최 차장은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증권주나 증권우선주로 매수주문
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교체매매나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NG베어링증권의 박영국 부장도 "12월 결산상장사들의 반기실적이 속속
발표되면 실적호전주 중심으로 재매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를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는 것도 실적호전이 그 배경이라는 것이다.

엥도수에즈의 김기태 이사는 "미국금리가 오르고 국내 주가가 더 조정을
받을 경우 저가에 매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