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사장이 9일 "디지털 경영혁신"을 선언하고 나섰다.

디지털 시대에 맞게 경영시스템과 문화를 뜯어고치자는 것이다.

지난해 강도높은 사업구조조정으로 수익기반이 크게 강화된 지금이 관행과
문화를 바꿀 시점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와관련, 윤 사장은 최근 전임직원에 "사장 특별 메시지"를 보내 "디지털
시대엔 타이밍과 스피드가 생명"이라며 "스피드 심플 자율의 경영체질을
만들기 위해 5대악을 없애고 3가지 사항을 실천하는데 솔선수범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가 밝힌 디지털 시대의 5대악은 타성 관행 형식주의 권위주의 이기주의.

이 다섯가지 고질적인 병폐는 의사결정의 지연, 부서간 비협조와 의사불통,
불필요한 회의와 문서 양산등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1년에 삼성전자 임직원이 만드는 문서가 자그만치 26층짜리 삼성본관
건물의 1백50배가 넘고 일렬로 펼치면 경부고속도로를 45회 왕복할 수 있는
분량에 달한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구태의연한 관행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일하는 방법을
보다 심플하고 스피디하게 변화시켜야 한다며 사장으로서 앞으로 모든 결재를
1백% 전자결재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회의에서 종이로 된 문서를 완전히 없애고 노트북 PC를 통해 회의를
진행키로 했다.

보고도 구두나 전화, 또는 사내전산망을 이용한 원고지 1장 이내의 메모로
받기로 했다.

윤 사장은 "디지털 경영혁신의 성공여부는 위로부터의 솔선수범과 실천의지
에 달려있다"면서 "성공을 위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