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우간 삼성자동차 빅딜 협상의 종결 시한이 금주말로 잡히면서
협상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5일 열린 경제장관 회의에서 삼성-대우간
빅딜과 관련, 기본적으로 삼성이 부담할 부분과 방식에 대해 협의중이라며
금주말까지로 최종 협상시한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협상시한을 넘길 경우 귀책사유가 있는 회사에 대해 금융제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과 대우도 이같은 정부 방침에 따라 금주중 이건희 회장과 김우중 회장
이 만나 최종안에 합의한다는 원칙은 세워 놓았다.

이미 핵심 쟁점에서는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얼마를 주고 받나 =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첫째, 삼성자동차의 향후 손실예상분을 삼성이 대우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부채와 자산의 차액을 삼성이 떠안는 방식이다.

손실예상규모는 약 1조5천억원선.

세동경영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자산과 부채의 차액은 3조원 수준이나 협상을
거쳐 2조원을 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째, 부채를 완전히 삼성이 떠안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삼성자동차
의 자산을 상계하는 방식이다.

삼성이 떠안을 부채는 4조원 가량.

대우는 부채가 없는 "깨끗한 회사"를 넘겨받고 향후 예상되는 손실과
삼성자동차의 자산을 상계한후 나머지 부분을 정산하는 형태다.

<> 삼성, 대우자동차에 출자하나 = 삼성이 대우자동차 지분 20%를 인수
한다는 얘기도 있다.

자본금 1조2천억원의 대우가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증자분 전량을 삼성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3천억원 규모다.

대우자동차는 이미 지난 4월 주주총회에서 수권자본금을 1조2천억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늘려놓았다.

이는 대우측의 요청이라는 것.

이자지급이나 상환이 필요없는 양질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대우자동차는 비상장사로 90% 이상이 대우 계열사의 지분으로 구성돼 있어
경영권과는 무관하다.

삼성이 "투자"차원으로 생각한다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우자동차에 출자한다는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는게 공식
입장이다.

<> 삼성, 부채 어떻게 처리하나 = 협상 지연의 가장 큰 이유는 삼성이
삼성자동차 부채를 해결할 묘수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삼성자동차 부채 4조원을 처리할 방법을 내놓아야 하지만 현실적
으로 삼성전자 등 상장계열사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자동차에 대한 지원을 할 경우 기업가치의 하락
뿐만 아니라 주주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다.

비상장사의 지원을 받는 방안도 도덕적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건희 회장의 사재 출연은 채권단의 부채 분담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으나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