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태양빛은 한여름을 느낄 만큼 뜨거워졌다.

절기상으로는 초여름이지만 낮에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 내린다.

복잡한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들에게 무더위는 일할 의욕을 잃게 만드는
공포의 적이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이 빨리오고 예년보다 훨씬 더울 것으로 예보했다.

백화점과 가전제품 전문상가들은 99년형 신제품의 에어컨과 선풍기, 모시
침구 등 여름나기에 필수적인 각종 용품을 다양하게 마련해 놓고 고객들의
시선을 잡아당기고 있다.

여름용품은 한철용이 대부분이어서 새로 구입하는 가정보다 지난해 것을
다시 꺼내 쓰는 집들이 많다.

그러나 날이 더워져 묵혀뒀던 제품을 쓰려고 막상 꺼내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기계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외관이 형편없이 망가져 있는 경우가 많다.

현명한 주부라면 지난해 넣어뒀던 여름용품을 잘 손질해서 더위를 쫓을
지혜를 짜내야 할 시기다.

<> 에어컨

실내에 있는 에어컨을 작동시키기에 앞서 부드러운 헝겊으로 에어컨 외부를
마른걸레로 닦아주는게 좋다.

얼룩이 있거나 먼지가 많이 쌓여 있으면 주방용 세제와 물을 1대 3 비율로
섞어 헝겊으로 문질러 준다.

얼룩이 제거되지 않는다고 벤젠 등 독한 휘발성 용액을 사용해서 박박
문질러서는 안된다.

제품의 표면이 벗겨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외부를 깔끔하게 닦아주면 보기에도 좋고 내부로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줄여 에어컨 수명도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

표면을 닦아낸 후에는 에어컨을 켜 6~8시간 정도 송풍운전을 시킨다.

송풍기능이 없으면 강풍운전도 괜찮다.

송풍운전은 내부 습기를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맑은 날이 좋다.

곰팡이가 번식하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곰팡이 약을 뿌려준 후 건조
시키는 것도 한 방법.

에어컨을 손질할 때 가장 중요한게 필터 관리다.

LG전자 고객서비스센터의 지태왕 차장은 "필터를 깨끗이 청소하지 않으면
냉방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칙칙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필터에는 항균 필터와 공기정화 필터 등이 있다.

항균필터는 1~2주일에 한번, 공기정화 필터는 3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먼지가 많이 나는 곳은 자주 닦아 주는게 좋다.

필터는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 들이거나 물에 적신 헝겊 등으로 닦아
낸다.

물의 온도는 40도를 넘지 않게 하고 필터가 더러울 경우에는 주방용 세제를
섞어 사용해도 좋다.

이때 벤젠등 화공약품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 필터를 비벼 빨면 망가질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닦지 말아야 한다.

물청소 후에는 깨끗이 헹군후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다.

에어컨 안에 있는 물받이 통도 꺼내 닦아주는 것이 좋다.

<> 선풍기

선풍기 손질은 비교적 간단하다.

깨끗한 마른 걸레를 이용해 날개까지 구석구석 닦아주면 된다.

벤젠 신나 등을 이용하면 플라스틱이 변질되거나 금속물이 녹스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날개, 보호망 등의 조임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덜 조여진 상태에서 선풍기를 틀면 시끄러운 소음이 나거나 고장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전통 생활용품

화문석 대자리 대발 등은 관리하기 까다로운 제품들이다.

지난해 쓰던 것을 올해 다시 꺼내보면 노랗게 색깔이 변해 있는 경우도
많다.

보관할 때는 습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눕혀
둬야 한다.

일단 제품이 손상되면 원상태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보관할 때부터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한해 묵은 대자리 제품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뉴코아백화점 매장 직원 박성준씨는 "대자리를 꺼냈을 땐 선풍기를 쐬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바싹 말려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냄새가 없어지고 습기도 제거된다.

더러운 부분은 물과 식초를 7대3 정도의 비율로 섞어 깨끗한 천으로 닦아
낸다.

헝겊이 지저분하면 땟물로 자국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삼베, 모시 침구도 보관이 중요하기는 마찬가지다.

풀기를 빼서 보관해 두지 않았다면 좀이 슬어 못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빨래 비누로 손빨래해 풀기를 빼고 바싹 말려 보관했다면 무리없이 올해도
시원한 삼베, 모시 침구를 쓸수 있다.

다시 풀을 먹여 사용하면 된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