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경제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판단, 올 하반기부터는 추경편성 등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동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한자리수의 저금리 기조는 계속 유지키로 했다.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단계에서는 경기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리거나 내릴 필요가 없다"며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지난 1분기 성장률이 4%대이고 하반기엔 더 높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기술적 반등이므로 잠재성장보다 높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부터는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효과가 나타나 추가적인 경기부양도
필요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따라서 경기과열 여부는 내년 이후에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문제에 대해 강 장관은 "한국은행이 주도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안"
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성장률과 물가상승율 등을 감안할 때 두자리수로
올라갈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5대 그룹의 신규사업 진출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이 이행되고
<>작년 12월에 약속한 핵심분야로 진출할 때만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5대재벌은 신규사업에 진출하더라도 부채 절대액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6월중 금리를 올리지 않고
현수준에서 유지키로 의결했다.

또 국내에 들어온 외화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통화증발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본원통화를 적절히 공급키로 했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이날 이달 중 통화신용정책을 이같이 의결했다고 발표
했다.

전 총재는 최근 경기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 공장가동률이
낮고 물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콜금리를 현 수준인 연 4.75%대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콜금리가 현수준에서 조절되면 장기시장금리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이와함께 외환수급 조절 대책을 효과적으로 실행해 외환부문에서 통화
증발 및 환율절상 압력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금리안정세에 따라 시중 여유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물가를
불안케 하는지 여부를 주의깊게 관찰하겠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소폭에 그쳐 한국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금리가 오르더라도
한은이 공개시장 조작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은 적다"고 말했다.

또 "최근 재정경제부 등에서 금리와 관련된 발언을 한 것은 시장참가자로써
의견을 개진하는 차원이라고 본다"며 "통화신용정책은 한국은행과 금통위
에서 최종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5일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17개 부처 경제
장관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