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별미" 홍어요리는 전라도말로 "쎄"한 맛이 매력이다.

경기도지역에선 "화"하다고 표현한다.

암모니아 냄새같은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가 다시 내장속까지 자극한다.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전은 저서 "자산어보"에서 홍어를 먹으면 장이
깨끗해지고 술독이 제거된다고 적었다.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맞은편에 있는 "신안홍탁"은 홍어요리를 싸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신안은 전라도 지방 이름이고 홍탁은 홍어와 탁주를 합친 말.

실내규모는 17평으로 60~70년대 유행하던 깡통탁자로 채워졌다.

주인 홍성무씨가 목포출신의 부인 김미자씨와 함께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이 집에선 칠레산 수입홍어를 쓴다.

국산홍어는 구하기가 힘들고 가격도 수십만원대를 호가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맛은 국산 못지않다.

칠레 연근해 수온이 전남도 앞바다 수온과 비슷해 홍어 육질이 국산과
비슷하다는 것.

홍어는 어떻게 삭히냐가 가장 중요하다.

홍씨는 홍어를 집 항아리에 넣고 땅속에 5일정도 묻어둔다.

이때 바깥바람이 들어가면 삭지 않고 썩는다는 것.

저장할때 단단히 밀봉시키는게 포인트다.

삭힌 홍어로 만든 회와 찜은 일품이다.

특별한 양념은 필요없다.

찜과 회는 입안에 넣는 순간 눈물과 콧물이 나올 정도로 자극적이다.

그래서인지 체내의 각종 노폐물과 가래를 제거하는데 특효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삭힌 홍어를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홍어무침도 마련했다.

생홍어를 초장에 무친 요리다.

찜과 회, 무침의 가격은 각각 1만2천원(1인분).

홍어내장을 끓인 내장탕가격도 1만2천원이다.

이집 농주는 걸쭉하고 시원하다.

홍어를 삼킨 뒤 "얼얼해진" 입안을 중화시켜 준다.

밀과 쌀로 전통방식으로 빚은 뒤 거친 채로 걸러 찌끼가 가라앉아 있다.

1되에 6천원.

(02)784-5381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