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그림같은 초여름 북악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광화문옆 적선현대
빌딩 6층.

윤만희(55) 서부산업 회장실 벽에는 각종 상장과 표창장 수백개가 걸려
있다.

상장만큼이나 그에게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중졸 학력에 발명왕.

어학실습기 "닥터위콤"으로 1백40개국 특허출원.

소니와 더불어 세계 3대 어학실습기업체.

부도와 재기 그리고 법정관리 조기졸업.

30여개국에 수출.

금탑산업훈장 수상자.

칠전팔기 인생을 살아온 그는 벤처 1세대.

유난히 굴곡진 삶 탓에 머리에 서리가 많이 내렸다.

쉬엄쉬엄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한 나이인데도 새사업에 대한
열정은 이제 막 창업한 벤처기업인보다 더 뜨겁다.

도약의 의지 역시 마찬가지.

외국어 교육기기 사업에 몰두해온 그의 신규사업은 한국을 중국어 교육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것.

단순한 하드웨어 개발 판매에서 한 걸음 나아가 소프트웨어와 학원을
연결하는 교육시스템으로 단기간에 귀와 입을 틔워주겠다는 구상이다.

"멀티프로"라는 하드웨어 신제품을 선보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발명특허 4개를 따낸 이 제품은 학습기능과 라디오 CD VCD 더블데크 기능을
통합한 멀티미디어 입체교육시스템.

듣기 보기 말하기 쓰기 발음교정 평가까지 처리한다.

소프트웨어는 중국어언문화대학과 공동 개발했다.

이 대학은 중국 교육부 직속으로 매년 1백50개국에서 유학온 학생 5천여명을
교육시키고 있는 외국인 교육기관.

서울 고척동에 중국어 전문교육기관인 북경어문학원도 개설했다.

중국인 교수가 직강하고 첨단 어학실습실을 갖췄다.

중국어언문화대학이 주관 실시하는 한어수평고사(HSK) 5급을 취득케 해
이 대학 2년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다.

중국어 교육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은 중국을 몰라서는 21세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보기 때문.

한국과의 연간 교역규모가 2백50억달러를 넘어선데다 세계 주요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하든 협력하든 중국을 몰라서는 안 됩니다. 제대로 알기 위해선
중국어를 배워야 하고요. 중국어 전문가 1백만명을 양성할 생각입니다."

중국에 대한 그의 관념은 일반인과 다르다.

인구와 넓이를 감안할때 중국은 한개의 나라가 아니라 35개국이라고
생각해야 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회원을 모집해 경제전쟁의 첨병역할을 할 사람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외국어교육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창업후 23년동안 쌓은 노하우가 있기
때문.

더 중요한 자산은 이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집념으로 뭉쳐진
임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80년대 중반 회사가 위기를 맞았을 때 전세금을 빼 투자하고 공장 한쪽켠에
신혼살림을 차린 이재희 당시 경리과장(현재 사장)처럼 온몸을 던져 서부산업
을 일구는 임직원이 여럿 있다.

(02)732-3800

< 김낙훈 기자 nh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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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회사인가 ]

<> 76년 창업
<> 83년 어학실습용 어댑터 실용신안출원
<> 85년 컴퓨터 카세트 14개국 특허출원
<> 90년 닥터위콤 발명특허 취득
<> 94년 미국 국제발명품전 대상 수상

<>.생산제품 =어학실습기 닥터위콤 멀티프로
<>.매출액 =97년 1백20억원 / 98년 48억원 / 99년 2백억원(목표)
<>.본사 =서울 종로구 적선동 80
<>.전자우편 : wicompro@netsgo.co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