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PC메이커인 레전드(중국명 롄샹)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PC시장에서 컴팩 IBM HP(휴렛페커드) 등 미국 PC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혔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최근 "중국의 PC시장 성장 속도를 감안할때
레전드는 오는 2005년 세계 톱5 PC메이커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의 PC판매대수는 2백60만대 선으로 전년보다 약 30% 늘었다.

레전드는 1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 업체인 컴팩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올해 3월말로 끝난 98회계년도중 레전드의 매출액은 15억달러로 전년도보다
45% 증가했다.

순익은 34% 늘어난 3천5백50만달러였다.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레전드 주가는 올들어 2배이상 올랐다.

시장전문가들은 "중국 PC시장이 향후 10년동안 연평균 30~40%씩 확대될 것"
이라며 "레전드는 중국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레전드가 대형 PC메이커들의 공세를 물리치고 자국 PC시장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생산비 절감을 통한 저가정책에 있다.

이 회사는 마더보드(주기판) 키보드 CD롬 등 컴퓨터 부품 대부분을 중국
내부에서 조달한다.

중국의 컴퓨터 부품은 낮은 노동비용에 힘입어 미국보다 20~30% 싸다.

레전드가 판매하고 있는 PC는 미국 경쟁사보다 평균 1백50달러 정도 낮다.

또다른 경쟁력 요소는 유통망 장악에 있다.

레전드는 중국 전역에 2천여개의 판매대리점을 운영중이다.

지난 84년 디지털 손목시계 제작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89년 업종을 PC로
전환하면서 손목시계 판매점을 PC매장으로 전환했다.

외국 경쟁사가 남동부 주요 개방 도시에 각각 3~4개의 판매대리점을 갖고
있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레전드의 성공 요인이다.

이 회사는 정부가 2만4천달러를 투자,설립됐다.

중국은 정보기술 시장의 대외종속을 막기 위해 레전드를 암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레전드는 중국 정보기술 산업의 대명사"라는 인식이 소비자에게 퍼지면서
"리엔샹" 브랜드는 빠르게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었다.

레전드는 오는 2002년 헨드헬드PC 기업용서버 프린터 등 컴퓨터 전 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생산시설 확장에 나섰다.

최근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 정보가전 제품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중국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오는 2005년쯤에는 해외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