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비대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 흐르면서 숨이 차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하면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찐다고 푸념하는 사람도 있다.

환자가 비대한가, 아니면 말랐는가는 진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의학에서는 통통한 사람은 몸에 습기가 많다고 인식한다.

실내 습도와 마찬가지로 몸안에 적당히 습기가 있으면 왠지 몸이 상쾌하고
정신도 맑아진다.

그런데 비오는 날과 같이 몸안에 습기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왠지 몸이
찌뿌둥하고 정신도 우울해진다.

체내의 습도는 오장중에서 비장이 주관한다.

비장은 습기를 싫어한다.

적당히 마른 상태를 좋아한다.

비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몸안의 습도가 높아진다.

땀이나 소변 대변으로 빠져나가야 할 습기가 몸안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중이 늘어나면서 몸이 찌뿌둥하고 무겁게 된다.

이와 반대로 비장의 기능이 지나치게 활발해 음혈이 부족해지면 몸이
마르게 된다.

소갈병(당뇨병)의 원인이 될수 있다.

이 경우에는 비장이 과도하게 말라 있다는 얘기다.

이때는 위장운동이 빨라지면서 소화불량 위염 위궤양이 생길 수 있다.

오후만 되면 열이 치밀어올라 혓바닥이 마르면서 손바닥 발바닥에서 열감을
느낄 수 있다.

얼굴은 붉거나 검어진다.

또 비장의 기능이 지나치게 저하돼도 몸이 마르게 되는 수도 있다.

이때는 오히려 식사량이 줄어든다.

몸이 냉한 경우다.

얼굴은 창백하고 손발은 차다.

적당한 체형은 미용상 보기도 좋지만 몸의 상태를 판단하는 기초적인
자료다.

최근에 갑자기 몸무게의 증감이 있었다면 의사와 상담해 보는 것이 현명
하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