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깃줄에 나란히 앉아있는 참새들을 볼 경우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참새는 왜 고압 전깃줄에 앉아 있어도 감전되지 않을까.

발에 특수한 재질이 있어서일까.

감전현상은 순간적으로 많은 전류가 한꺼번에 몸을 타고 흐를 때 일어난다.

전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몸의 서로 다른 두부분 사이에 전위차가 존재해야만
한다.

전류는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참새가 전깃줄위에만 앉아있을 경우 두발사이에 전위차는 발생하지 않는다.

전깃줄위에 앉아있는 참새가 감전되지 않는 이유다.

같은 원리로 사람이 전깃줄에 매달렸을 경우에도 매달린 두팔 사이에
전위차가 발생하지 않아 감전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사람이 두손으로 전깃줄을 잡고 발을 땅에 대고 있다거나
참새가 서로 전압이 다른 전깃줄에 각각 한발씩 올려 놓고 있는 경우라면
몸의 두부분 사이에 전위차가 발생하므로 즉시 전기충격이 일어난다.

고압의 전류가 흐르는 지하철역같은 곳에서 낚싯대나 풍선류를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