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발표된 4월중 산업활동 동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건설
부문의 회복조짐과 <>업종간 경기양극화 해소 기미다.

이 두가지는 아랫목만 데우던 경기회복의 온기가 웃목으로 퍼져 나가는 첫
신호라 할 수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내심 초조해 했던 정책당국자들도 모처럼 안도하는 모습
이다.

그러나 4월의 경기지표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건설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주로 공공투자의 조기집행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업종간 경기양극화도 "해소"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 건설투자는 살아나는가 =일단 회복신호는 나타났다.

4월중 국내 건설수주액은 3조4천2백억원.

작년 4월보다 39.3%나 늘어났다.

건축허가면적도 4백42만8천평방m로 4.1% 늘어나 97년12월 이후 첫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건설경기 회복을 단정할 수는 없는 상태다.

우선 4월중 국내 건설수주를 발주자별로 보면 공공발주가 82.7%나 늘어났다.

반면 민간발주는 7.0% 증가에 그쳤다.

이중 공공발주의 증가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의 70%를 상반기에 쏟아붓기로 했기 때문이다.

도로,교량 등 공공발주의 경우 1~3월중 설계, 입찰 등의 과정을 거쳐 4월에
계약하므로 당연히 급증할 수밖에 없다.

건축허가 면적의 증가세도 비교시점인 작년이 최악의 상황이었던데 따른
기술적 반등의 측면이 강하다.

때문에 통계청도 지표해석과 관련, "공공부문의 발주 확대가 건설경기 회복
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관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 개선된 경기양극화 =4월중 생산과 소비지표에서는 그동안 우려됐던
경기양극화가 많이 개선됐다.

생산의 경우 반도체(34.3%)와 자동차(41.4%)를 제외하고도 11.1%의 증가세
를 보였다.

다른 업종들도 생산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기계장비(15.5%), 화학제품(8.5%) 등이 그 주요 업종이다.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액도 증가세가 확산됐다.

자동차(43.4%) 외에 건축재료(30.5%), 의복(16.2%) 등 그동안 맥을 못추던
품목들이 고개를 들었다.

화장품 탄산음료 등 비내구소비재의 출하도 9.3% 늘어나 상승폭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경기양극화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조사대상 27개 업종 가운데 인쇄출판 가죽 등 8개 업종은 4월에도 생산이
감소했다.

소비도 전체적으로 보아 아직은 자동차 휴대폰 등 내구재에 편중된 상태다.

<> 설비투자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기계수주는 4월에도 23.6% 늘어나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각종 투자관련 지표들을 종합한 "설비투자 추계"도 꾸준한 회복세다.

이 추계치는 지난 1월 6.4%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2월 0.7%, 3월 26.0%,
4월 29.4%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의 내용은 과거와 달라지는 추세다.

운송장비나 컴퓨터 등 물류개선 및 정보화 쪽의 투자가 대종을 이루고 있다.

투자의 주체도 전기, 통신 등 공공시설 투자(65.8% 증가)에 편중돼 있다.

민간부문의 설비발주는 19.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정도는 작년 4월의 감소세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

민간 건설수주의 내용상으로도 공장 및 창고의 건설은 51.9%의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본격적인 설비투자는 공장
가동률이 80%를 넘어서야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