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은총재는 26일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인상할 경우에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등 금융위기를 겪었던 국가들이 또 다른
금융위기에 봉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 총재는 이날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초청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은 내수가 호조를 지속되고 있으나 경상수지 적자폭이 큰
상태이며 이와 거꾸로 일본과 EU(유럽연합)은 내수가 침체돼있는 반면 경상
수지는 흑자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내수는 진정될 수 있으나
달러화 강세를 초래, 경상수지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인해 일본과 EU는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돼 세계경기 침체와 경제권간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또 금리인상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할 경우 실물경제는 급속히 위축될
것이며 그 여파는 세계주가의 동반하락과 불황을 초래하게될 것이라고 전
총재는 말했다.

그는 "한국 태국 브라질 등 금융위기를 겪었던 국가들이 위기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이들 국가로부터
자본유출이 발생해 또 다른 금융위기가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인상이라는 직접적 수단
보다는 통화긴축 가능성 시사 등 간접적 수단을 통해 미국주가를 서서히
조정해가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 총재는 2.4분기중 세계경제 성장률은 1.4분기보다 다소 확대되겠으
나 연간으로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2%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
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