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면 무좀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가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에 활발하게 증식하기
때문이다.

무좀은 흔한 질환이어서 나름대로의 정보와 노하우를 갖고 치료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올바른 치료지식을 익혀야 지긋지긋한 고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애영 을지의대 피부과 교수의 도움말로 무좀 퇴치법을 알아본다.

<> 무좀은 못고치나 =항진균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원인이 되는 곰팡이를
제거할 수 있다.

무좀약을 바르면 금세 무좀이 사라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발하는 것은
치료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표피가 벗겨지고 새로운 표피가 형성될 때까지는 약 2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약을 먹거나 발라야 한다.

2개월 후에는 각질층이 완전히 바뀌게 되므로 완치될 수 있다.

사실 무좀박멸에는 겨울이 좋다.

겨울에는 진균이 완전히 약화된 상태에서 번식을 멈추고 있기 때문에 이때
약을 쓰면 효과가 훨씬 높다.

<> 집안단속이 필요하다 =집안식구중에 한 사람이 무좀에 걸려 있으면 다른
식구들도 감염이 되므로 청결한 위생상태를 유지하는게 기본이다.

가급적 집안식구 모두 치료받는게 좋다.

물론 무좀균이 집안 곳곳에 퍼져 있다고 해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개인마다 무좀균에 대한 저항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좀은 감기와 달리 어린이에게는 잘 전염되지 않는다.

<> 무좀약은 독한가 =먹는 약이 무좀치료제의 주종으로 바뀌는 추세다.

그러나 간독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먹는 약을 꺼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졸(azol)계 무좀약은 간의 사이토크롬 P450 효소계를 억제해
간의 정상적인 해독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일리 있는 얘기다.

그러나 아졸계중 이트라코나졸은 이런 부작용을 현저히 줄였고 터비나핀은
이보다 간독성이 더 적다.

지방간 간염 간경화 등을 앓지 않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먹는 약을 복용
해도 무방하다.

먹는 약은 연고 크림 스프레이 매니큐어 타입의 다른 무좀약과 같이 사용
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 빙초산이나 과일식초는 무좀에 제격인가 =민간요법에서는 빙초산을
무좀부위에 바르면 두꺼운 각질이나 표피를 단번에 제거해 무좀을 완쾌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얘기다.

문제는 피부를 원하는 두께만큼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빙초산의 산도나 바르는 시간이 적정한 수준보다 지나치게 되면 피부가
넓게 부식돼 2차감염이 일어나거나 궤양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문드러진 부위가 붙으면서 발가락 사이가 유착될 수도 있다.

과일식초는 순하지만 각질부식작용이 너무 약해 효과가 없거나 아주 오래
발을 담궈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 무좀과 습진을 구분해야 한다 =습진은 물이나 세제를 많이 다루거나
선천적으로 피부가 약할 경우 생긴다.

피부의 지방막이 없어져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움증, 붉은 반점, 오돌토돌
한 구진, 피부비늘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심하면 손바닥이 딱딱해지고 갈라져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항히스타민제 부신피질호르몬제 유분제를 발라야 한다.

무좀과 습진을 구별하지 못하고 습진에 광범위 피부연고제를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약에는 부신피질호르몬제 외에 곰팡이를 사멸하는 항진균제와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 등이 불필요하게 첨가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함부로 사용하면
부작용만 커진다.

무좀에 습진약이나 피부연고제를 쓰는 것은 문제다.

<> 무좀의 종류에 따라 치료약이 달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달이상 연고를
바르는게 좋다.

물집이 터지기 직전의 무좀에는 액제를, 터지면 국소적으로 분말제를
바른다.

피부각질이 벗겨진 경우에는 크림제가 좋고, 각질증식형 무좀에는 각질
부식제가 첨가된 외용제가 한결 낫다.

물집이 형성되거나 각질이 증식하는 무좀은 외용제가 잘 듣지 않고 먹는
약이 효과를 발휘한다.

손발톱 무좀에는 먹는 약과 매니큐어타입의 치료제를 병용하는게 바람직
하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