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성 교수의 "한국경제 더 물러설 수 없다"(한국경제신문사, 8천원)는
우선 제목부터 마음을 끈다.

조 교수의 다른 책들처럼 이 책도 아주 중요한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이나 재미있고
중요한 주제만 골라 읽어도 아주 유익한 책으로 보인다.

조동성 교수는 전략과 국제경쟁력연구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이다.

이 책은 기업과 국가 차원에서 국제경쟁력 향상 방안은 물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과 경제위기 극복 이후 선진경제 창조를 위한 전략 등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경제위기 발생 이전의 한국경제의 여러 모습과 문제 및 상황을
설명했고 2부는 경제위기를 맞이한 후 이의 극복을 위하여 취한 각종 구조
조정 조치를 자세히 논의했다.

3부는 한국경제가 어떻게 하면 경제위기를 잘 극복하고 이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여 다시 한 번 크게 도약하여 선진경제권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되는가를
잘 설명해 놓았다.

책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의 오랜 지우이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영경제
전략가 마이클 포터 하버드 경영대 교수와 같이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데
필요한 국가경쟁력 전략에 관한 대담을 수록해 놓았다.

전략경영의 최고 권위자인 수만트라 고샬 교수와 같이 미래사회에 맞는 기업
조직과 경영관리에 관한 대담도 잘 정리해 놓았다.

지금은 경제전쟁시대인데 이는 어떤 의미에서 협상이 대세를 좌우하는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협상문제의 대가인 베이코 야스켈이넨 총장과의 협상에 관한 대담도 잘 수록
해 놓았다.

독자들에게 우선 이런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대담이라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조동성 교수는 경제위기 극복 이후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은 국가경쟁력
향상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어떤 산업을
통해서든지 국가경제 번영이 가능하다는 마이클 포터 교수의 주장도 강조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하느냐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에 대해서는 과거처럼 기업의 방향이나 업종을 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조교수가 주장하는 것은 부채구조조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이 핵심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신기업조직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기업조직의 핵심은 최고경영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의
창의력과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마치 싱싱하고 시원한 그늘이 사람을 편안하게 하듯이 회사의 분위기도
그렇게 만들어 주어야 된다는 것이다.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도덕적 계약관계는 서구에서도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게 된 형태임을 강조했다.

종업원들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은 최상의 자기개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책은 최근의 한국의 기업과 경제에 관하여 궁금하게 여기는 거의 모든
문제를 체계적으로 그리고 권위 있게 잘 설명하고 있다.

< 송병락 서울대 부총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