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체를 인수하거나 해외법인을 설립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인터넷서비스
에 나설 방침입니다"

한국통신하이텔이 최근 실시한 사장공모에서 30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종 낙점된 김일환(46.데이콤 전자상거래인터넷사업본부장) 사장내정자.

그는 "인터넷 시장에서 "국내 1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국가간 공간적 경계가 급속하게 붕괴되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국내
1위업체라 하더라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으면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가 하이텔 사장으로 결정되자 PC통신업계는 벌써 태풍전야의 긴장 속에
휩싸여 있다.

그의 젊음과 경력 때문이다.

김 사장내정자는 40대 중반의 젊은 나이지만 국내 PC통신의 살아있는
역사다.

지난 85년부터 15년동안 데이콤에 몸담아 오면서 천리안을 국내 최대의 PC
통신 서비스로 키운 주역이다.

IP(정보제공)라는 단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최대의 경쟁상대였던 하이텔에 입성해 이제 자신의 고향을 상대로
일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그는 "하이텔이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맞고 있는 시점에 사장직을 맡아
책임감이 더 크다"며 "그동안 쌓은 경험을 활용해 하이텔을 다시 도약시켜
보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사장내정자는 특히 하이텔의 모기업인 한국통신 인프라를 활용하면
세계적 인터넷서비스 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특히 인포샵(인터넷 콘텐츠서비스)과 코넷(인터넷접속서비스), 한국
통신프리텔(무선이동전화)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하이텔과 결합시키면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하이텔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서비스의 내용이나 기술적 수준이
아직도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접속속도가 느리고 서비스가 다양하지 않은 게 결정적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라이벌이었던 하이텔의 장점과 약점을 시시콜콜한데까지 알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PC통신업체들은 이제 누가 더 발빠르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업구도로
바꾸는가에 따라 명암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는 미국 컴퓨서브가 문자서비스만을 고집하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내건 아메리카온라인(AOL)에 먹힌 전례를 국내업체들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크게 3개 사업분야를 축으로 하이텔을 세계적 인터넷서비스 업체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기존 PC통신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접속서비스가 그것이다.

이미 1백3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어렵지만은 않다며
자신만만하다.

< 류성 기자 star@ >

< 김일환씨 약력 >

<>1953년 충남출생
<>성동고 졸업
<>한국항공대 전자공학과 졸업
<>연세대 산업대학원 공업경영학 수료
<>천리안 개발부장, 사업부장, 영업부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