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공은 북한에서 공동제작한 "핫 코일 운반용 화차" 44량을 25일
인천항을 통해 반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북경협사업중 중공업분야에서 맺은 첫번째 결실로 평가된다.

지난해 3월초 북한에서 도입한 "시멘트 운반용 벌크 화차"가 시험제작됐던
것인데 비해 이번 들여온 화차는 철도청이 현대정공에 발주한 물량중 일부를
북한에 맡겨 본격 양산하기 시작한 물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북한 경협 합의사항에 포함돼 있는 이 화차는
현대정공과 철도차량 기술검정단의 기술진이 지난해말부터 지난 5월 중순
까지 6개월 동안 북한에 상주하면서 북한의 제작기술자와 협력해서 공동
생산했다.

이날 북한 남포항에서 인천에 도착한 화차는 현대정공 창원공장에서 주행
장치와 관련된 최종조립 및 시험을 거쳐 오는 6월경에 철도청에 납품될
예정이다.

이 화차는 현대정공이 설계도면, 장비와 강재 등을 북한에 제공하고 지난해
8월 베이징에서 약 2주간 북한 기술자를 대상으로 용접 도장기술 등을 연수,
원산 6.4화차공장에서 제작했다.

이로써 남북경협 사업이 중공업 분야로 확대되는 본격적인 계기가 됐다고
현대측은 설명했다.

현대정공은 이 화차 생산을 위해 북한과 제작범위 등 제반사항을 작년 7월
최종 합의, 북한의 대남 창구인 광명성총회사와 임가공형태로 화차 공동
생산을 계약했었다.

이번 화차 반입은 지난해 "시멘트 운반용 벌크 화차"를 시험 제작하면서
현대가 북한의 기술 수준에 대해 만족,추가로 양산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뤄졌다.

현대가 북한과 화차 공동생산에 나선 것은 북한의 철도산업이 잘 발달돼
있어 차량부품생산체제가 완비돼 있고 기술력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7월초에 출범예정인 국내 철도차량 3사의 통합법인에서 3사(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의 기술력을 결합해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차량은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화차 등은 북한의 현지부품과 저렴한 인건비를
이용해 공동생산을 계속 추진, 아프리카 등 철도산업 낙후지역에 수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에 화차를 제작한 원산의 6.4공장은 북한에서 가장 생산규모가 큰
공장이다.

각종 화차를 설계하고 연구하는 설계원까지 갖춘 전문 화차생산기지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