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의 일본 우베고산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최경주는 1번홀부터 10개홀
연속 파를 잡았다.

프로의 기본이 파라고 하지만 실제 10연속 파행진을 하는건 진정 어렵다.

프로의 파행진에는 실력과 인내심,그리고 자신을 믿고 다스리는 슬기가
전제조건이다.

최의 우승도 꾸준히 참은 끝에 나타난 첫버디(11번홀)에 근거할 것이다.

80대에서 90대를 넘나드는 아마추어들은 보기가 기본이다.

첫 몇홀동안 보기가 계속되면 그들도 참는다.

대개 4, 5개홀 까지는 큰 불만이 없다.

그러나 그게 한계이다.

첫 그늘집에 다다를 쯤이면 "잡히지 않는 파"에 대해 불만이 생기기
시작한다.

파는 잡으려 할수록 도망가는 법.

불만이 생긴후 "처음 변하는 스코어"는 필경 더블보기이다.

그러면 흐름이 최악으로 변한다.

머리속엔 "아니 보기 플레이도 못하나"가 들어선다.

그 "보기 오버"를 회복하려 하면 골프가 점점 더 어려워 질수 밖에.

파가 버디같이 보이는 날엔 파온을 시키고도 3퍼팅이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10개홀을 참아야 하는데 9개홀밖에 못 참았다면 그건 참는데 실패한
것이다. 파가 귀한날은 골프와 인내심으로 승부할수 밖에 없다. 골프야, 네가
잘 참는가, 내가 잘 참는가 보자"

그렇게 오기로 참으면 골프가 굴복한다.

골프에선 9개홀 연속 보기를 참을줄 알아야 9개홀 연속 파도 잡을수 있다.

<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