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란 투표함의 뚜껑을 열기전 그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

주말 대회전을 치루면서 점차 선거열기가 확산되고 있는 6.3 재선거도
마찬가지다.

서울 송파갑과 인천 계양.강화갑 두군데 모두 한나라당이 우세하다는 초반
판세 분석이 선거 중반에 이르자 "근소차" 또는 "백중"으로 바뀌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회창 후보의 압승을 기대하던 송파갑에서 "2전3기"를
노리는 자민련 김희완 후보의 "바닥표 긁기" 전략이 효력을 나타내자 당황
하는 분위기다.

반면 자민련은 김현욱 사무총장이 "김 후보가 이 후보와의 지지율 차를
당초 10% 이상에서 6% 이내로 좁혔다"고 발표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정도의 차는 선거 막바지에 얼마든지 뒤집을수 있다는 얘기다.

인천 계양.강화갑에서도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와 국민회의 송영길 후보간
백중지세가 펼쳐지고 있다는게 양당의 내부 분석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당초 공명선거의 첫 시험대로 부각돼온 6.3 재선거장이
벌써부터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이 중앙당 개입을 최소화 한다는 여야간의 약속을 깨고 23일 있은
인천 합동연설회에 당 간부들을 대거 보낸게 그것이다.

선관위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선거 감시팀이 지구당에 상주하는 등의 공명
선거 노력이 공염불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정치인들 개개인으로는 6.3 재선거보다 금주중 그 모습을 드러낼 개각의
폭과 정치개혁 여권 공동안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가 자신의 정치생명과 직결돼서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 22일 김종필 총리를 만나 의원 겸직 장관을 중심으로
대폭 개각에 합의,오늘 그 결과가 발표된다.

김 대통령은 25일에는 김총리 박태준 자민련총재 김영배 국민회의 총재권한
대행 등 여권 수뇌부와 오찬을 함께하며 정치개혁 여권안을 확정짓는다.

선거구제와 관련,여권 실무진에서는 현재 소선거구제와 중선거구제를
복수안으로 수뇌부에 올렸으나 김 대통령이 "중선거구제 정당명부제"를
선호해온 사실을 감안할때 이 틀이 바뀌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그러나 소속 정당과는 관계없이 출신 지역에 따라 의원들간 선거구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상당히 엇갈려 상당한 소요가 예상된다.

자민련내 충청권 의원들(소선거구제 지지)과 박태준 총재를 중심으로 한
비충청권 의원들(중선거구제 지지)간 내부 갈등이 가시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않다.

때문에 충청권의 맏형격인 김용환 수석 부총재가 오는 29일 귀국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열리는 국민회의 부산지역 정당후원회 행사에 김 총재권한대행 한화갑
총재특보단장 등 당 수뇌부가 대거 내려가 "PK 뿌리내리기" 작업에 나서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 국민회의측이 2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간담회를 갖고 부산 울산 등을
방문, 실업대책 협의를 갖는 등 정쟁에 관계없이 민생체감 현장을 찾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