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산투자와 해외투자 ]

태국의 바트화 폭락으로 시작된 동남아, 러시아및 중남미의 금융위기를
보면서 해외투자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러시아채권이 지불불능(default)이 되면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는
쓴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당시 국내금리는 12~13%로 국제기준으로는 아주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투자를 한 사람들은 분산투자를 통해 자산의 투자위험(risk)을
줄이는 것보다 고수익만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외국 금융가들의 말처럼 한국의 투자자들이 공짜점심(free lunch)이 없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너무 욕심(too greedy)을 부린 탓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해외투자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97년 IMF위기가 닥쳐 한국의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하락하고 있을 때 필자가
운용하고 있던 해외 주식형펀드의 자산가치는 불과 한달사이에 80%이상
상승했다.

이는 원화환율 상승으로 보유하고 있던 달러자산의 평가액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이 해외투자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분산투자는 그 범위가 넓을수록 효과가 크다.

우리는 IMF위기를 겪으면서 한 나라에서의 분산투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았다.

이와같은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국가간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금리는 이제 한자릿수로 내려왔고 외환사정에도 여유가 생겼다.

과거와 같은 큰 투자위험을 지지않고도 해외투자를 통해 국내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 김영진 대한투자신탁 국제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