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이다.

공과금 납부에다 각종 결제일이 겹쳐 있다.

대전에서 의류도매업을 하는 김정한(43)씨는 서울에 있는 거래업체에 매달
5백만원씩을 보내고 있다.

거래하는 은행이 서로 다른데다 지역도 달라 매달 송금수수료를 4천5백원
이나 물어야 했다.

게다가 은행창구마저 붐벼 여간 짜증나는게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이번달부터 거래방식을 바꾸었다.

텔레뱅킹을 활용해 자금이체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랬더니 수수료가 3백원 밖에 들지 않았다.

이체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불과 1~2분에 그쳤다.

"진작에 텔레뱅킹을 활용할 걸..."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텔레뱅킹을 이용하면 이처럼 편리하고 비용도 덜 든다.

전국 어디서나 전화 한 통화면 은행 업무가 OK다.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전화를 이용해 다른 곳으로 돈을 부치거나 자신의
계좌내용을 조회할 수 있다.

통장 분실신고나 대출신청등도 할 수 있다.

전화로 업무를 처리한다는게 영 마음이 내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만 해보면 은행창구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텔레뱅킹을 하는 방법도 쉽다.

은행에 전화를 걸어 안내대로 따라하면 된다.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보내는 통장의 계좌번호를 누르세요, 받을 통장의
계좌번호를 누르세요, 송금 금액을 입력하세요" 등등의 안내가 나온다.

물론 텔레뱅킹을 하기 위해선 창구에 가서 텔레뱅킹을 하겠다고 신청을
해야한다.

이것도 별 것이 아니다.

간단하다.

주민등록번호 비밀번호 등을 등록하는 과정이다.

텔레뱅킹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혹시 내가 보낸 돈이 다른 사람 계좌에
들어간 것은 아닌가"는 걱정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은행 누구 계좌에 얼마가 입금됐다"는 확인까지도 할 수 있게
돼있다.

한번 이체할 수 있는 금액은 은행에 따라 다르지만 5백만원~1천만원정도다.

텔레뱅킹을 자주 활용해야하는 고객은 중요한 서비스코드를 기억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금잔액 조회는 111, 대출금이자 조회는 141, 당행계좌송금은 211,
타행계좌송금은 212이다.

이를 알고 있으면 안내방송을 오래 기다려야하는 지루함을 덜 수 있다.

텔레뱅킹 이용시간은 대체로 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까지다.

평일 토요일 구분도 없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