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스트레스를 받는 주부나 수험생들에게서 매핵기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봄철이면 입시에 대한 중압감으로 매핵기를 호소하는 수험생이 크게
늘어난다.

또 남편 애들 뒷바라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하는 중년부인
가운데서도 화병의 두드러진 특징인 매핵기가 나타난다.

매핵기는 매실속의 씨앗이 목에 걸린 듯 삼키려 해도 넘어가지 않고 뱉으려
해도 뱉어지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수험생에게서는 시험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매핵기가 생긴다.

이런 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처음에는 목에 무엇인가 걸린 것이
아닌가, 혹은 종양이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비인후과를 찾아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게 된다.

"신경성이니 걱정말라"는 정도다.

매핵기라는 증상은 한의학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양의학에도 "스트레스 구"라는 병명이 있다.

이는 스트레스를 받은 뒤에 목구멍에 공같은 것이 걸렸음을 말하는 질병용어
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 변화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의학적으로 자신의 위치가 무엇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면 심리적 불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동의보감에서는 매핵기를 설명하면서 "감정이 막히고 쌓여서 생긴 담이 기를
따라 뭉치면서 커져 가슴이나 목을 막아 생긴 증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화를 내지 말아야 하고
찬 음식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결국 매핵기는 스트레스가 쌓여서 생기는 것이고 특히 분노와 연관이 깊다.

특히 화를 내게 되면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뭉친 기를 푸는 것으로 매핵기를 치료한다.

소엽 후박 지실 반하 같은 기를 풀고 담을 없애주는 약이 주로 처방된다.

침 치료로는 목부위의 "천돌", 가슴의 "전중"이라는 경혈을 자극한다.

손바닥을 펴서 아래서부터 위까지 고루 마사지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매핵기를 미리 막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이나 기공으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있더라도 쌓이지만 않으면 매핵기와 같은 증상은
나타나지 않게 된다.

< 김종우 경희대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