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국선물거래소가 23일로 개장 한달째를 맞는다.

선물거래소는 금융선물과 상품선물을 모두 취급하는 종합 선물시장으로
출범해 국내 금융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한달동안 선물거래소는 사실상 "개점휴업"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단 한건의 주문도 내지 않았다.

선물시장의 주요투자자가 돼야할 기관들도 선물거래소 이용을 기피했으며
일반인도 관심표명 정도에 그쳤다.

4개상품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9백46계약으로 1천계약에도 못미쳤다.

한달동안 4개상품의 총거래량은 1만7천9백56계약으로 정상시장의 1개상품
하루거래량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그나마 선물중개회사들의 시장조성용 거래가 30%를 차지해 선물시장 개장의
의미를 찾아볼수 없었다.

이처럼 선물거래소가 당초 기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것은 정책당국 및
선물거래소가 "선개장 후정상화"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기관들 참가의 전제조건인 대용증권의 증거금 활용문제는 개장후로 늦쳐
줬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규모 대형화는 여전히 "선언"수준에
그쳤다.

선물거래소의 자본금은 3백30억원에 불과하며 동양과 현대선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물회사들의 자본금은 1백억원에 머물고 있다.

직원도 선물거래소가 60여명, 각 선물회사들이 30~50명만을 확보하고 있다.

선물시장의 기술적인 측면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당 8천~1만2천원인 수수료도 다소 비싼 편이며 최소가격변동폭(틱)도
지나치게 커 시장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선물거래소와 선물업계는 오는31일부터 대용증권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제도정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초반의 부진을 곧 만회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선물거래소가 언제부터 "개점휴업"을 면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