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오대산 '월정사-상원사'..초여름의 산사 찾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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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허리를 돌아나온 초여름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적광전 추녀 허리까지 곧장 솟구친 바람은 금세 은은한 풍경소리와 함께
되돌아와 온 몸에 묻은 속세의 먼지를 훌훌 털어낸다.
귓가에 은은하게 다가와 울리는 범종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의 깊이만큼
넉넉하게 와 닿는다.
강원도 평창 월정사.
신라 선덕여왕때 자장율사에 의해 세워진 이래 긴 세월동안 민족의 영산
오대산을 지켜온 명찰이다.
석가탄신일을 앞둔 월정사 법당 앞마당에는 수많은 연등이 저마다의 소원을
담은채 불을 밝히고 있다.
동.서.남.북.중대 등 다섯 봉우리에서 이름을 따온 오대산은 지금 신록의
절정을 향해 치닫는 중이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비롯 관음암 염불암 지장암 미륵암 사자암 등 봉우리
마다 자리를 튼 암자는 눈부신 초록빛에 물든채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오대산의 사찰 여행은 월정사 앞 뜰의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에서
시작된다.
날씬하게 뻗은 탑신과 하늘을 향해 살짝 치켜올려진 층층마다 앙증맞게
매달려있는 풍경이 고려 초기 석탑의 멋스러움을 자아낸다.
석탑을 마주보고 앉아있는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의 복스러운 얼굴과
미소에는 푸근한 우리 민족의 인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9km의 산길은 오대산의 멋을 한껏 느낄수
있는 곳이다.
빽빽하게 산을 가득 메운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앞다퉈 잎사귀를 내밀며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다.
길 오른편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계곡은 때이른 더위를 잊게 하기에 충분
하다.
회백색 바위 사이를 박차고 내려오는 물줄기에 힘이 넘친다.
상원사는 규모가 큰 월정사와 달리 아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법당인 청량선원 주위를 뛰어다니는 다람쥐들이 산사의 한가로움을 더한다.
상원사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국보 제36호)을 빼놓을수 없다.
하늘을 오르며 공후와 생황을 연주하는 비천상이 돋음새김된 이 종은
지금도 맑고 깊은 소리를 들려준다.
오대산의 으뜸가는 자랑거리는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다.
상원사에서 40분 정도 천천히 오르면 이곳에 닿는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세라 해서 국내 최고의 명당중 하나로 손꼽히는
자리다.
사리를 모신 까닭에 불상없이 작은 누각 한채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지만
정성들여 기도를 하는 참배객들 주변엔 성스러움이 감돈다.
일체의 번뇌와 근심을 벗어버린 "적멸"의 경지가 눈앞에 어른거리는 듯하다.
적멸보궁을 지나 30여분 더 오르면 정상인 비로봉(1천5백63m)이다.
우아한 여인의 자태와 같은 오대산의 부드러운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온다.
둥글게 자리잡은 다섯 봉우리와 그 가운데 솟은 적멸보궁이 활짝 피어난
연꽃이 되어 떠오른다.
산사를 등지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곁눈질하며 내려오는 길 뒤로는 가슴에
품고 왔던 속세의 번뇌가 하나씩 풀어져 흩어진다.
근심 걱정이 사라진 자리에는 작은 부처가 하나씩 들어 앉는다.
오대산을 다 내려올때 쯤이면 어느새 마음은 평화로움으로 가득찬다.
< 평창 오대산=박해영 기자 bono@ >
[ 여행 메모 ]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나와 6번 국도와 446번 지방도
를 거치면 월정사에 닿는다.
진부IC에서 월정사 입구까지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승용차로도 올라갈수 있다.
입장료 어른 2천원, 학생 1천3백원.
주차요금은 소형 3천원, 대형 6천원이다.
문의 오대산관리사무소 (0374)332-6417
<> 먹거리와 숙박 =오대산 주변의 산나물을 사용한 산채비빔밥 집이 월정사
들머리에 여럿 있다.
진고개 근처에는 닭백숙과 메밀부침을 파는 식당들이 있다.
숙박시설로는 3백여개의 객실을 갖춘 오대산호텔(0374-330-5000)과 오대산장
(334-2722)이 대표적이다.
월정사 앞을 중심으로 민박집들도 많다.
[ 여행속의 여행 ]
오대산 국립공원의 절경은 단연 청학동 소금강이다.
금강산의 비경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소금강은 오대산
여행의 백미다.
산사 답사후 하루 정도 더 여유가 있다면 오대산을 남북으로 종주하며
소금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월정사에서 동북쪽으로 노인봉을 넘어서면 곧 숨막힐 듯한 소금강의
장관이 펼쳐진다.
낙영폭포를 시작으로 광폭포 백운대 만물상 식당암 선녀탕 삼선암 구룡폭포
세심폭포 십자소 등 자연이 빚어낸 놀라운 장관이 5km 남짓동안 이어달린다.
3개의 봉우리가 솟아오른 삼선암 벽에는 바위 틈새로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
이 한폭의 그림처럼 눈앞에 다가오고 시원한 계곡의 수면위로 삼선암이 다시
떠오른다.
계곡 오른쪽에는 신라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재기의 나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아미산성이 자리하고 있다.
성주가 있던 대궐 터가 지금도 서 있다.
그 위쪽에 소금강 계곡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망루대가 있다.
한강의 발원지인 오대산은 약수로도 유명하다.
월정사 들어가는 길 왼편의 방아다리 약수와 소금강 쪽 부연동약수 송천약수
가 있다.
문의 오대산 관리사무소 (0374)32-6417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
적광전 추녀 허리까지 곧장 솟구친 바람은 금세 은은한 풍경소리와 함께
되돌아와 온 몸에 묻은 속세의 먼지를 훌훌 털어낸다.
귓가에 은은하게 다가와 울리는 범종 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의 깊이만큼
넉넉하게 와 닿는다.
강원도 평창 월정사.
신라 선덕여왕때 자장율사에 의해 세워진 이래 긴 세월동안 민족의 영산
오대산을 지켜온 명찰이다.
석가탄신일을 앞둔 월정사 법당 앞마당에는 수많은 연등이 저마다의 소원을
담은채 불을 밝히고 있다.
동.서.남.북.중대 등 다섯 봉우리에서 이름을 따온 오대산은 지금 신록의
절정을 향해 치닫는 중이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비롯 관음암 염불암 지장암 미륵암 사자암 등 봉우리
마다 자리를 튼 암자는 눈부신 초록빛에 물든채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오대산의 사찰 여행은 월정사 앞 뜰의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에서
시작된다.
날씬하게 뻗은 탑신과 하늘을 향해 살짝 치켜올려진 층층마다 앙증맞게
매달려있는 풍경이 고려 초기 석탑의 멋스러움을 자아낸다.
석탑을 마주보고 앉아있는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의 복스러운 얼굴과
미소에는 푸근한 우리 민족의 인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9km의 산길은 오대산의 멋을 한껏 느낄수
있는 곳이다.
빽빽하게 산을 가득 메운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앞다퉈 잎사귀를 내밀며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다.
길 오른편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계곡은 때이른 더위를 잊게 하기에 충분
하다.
회백색 바위 사이를 박차고 내려오는 물줄기에 힘이 넘친다.
상원사는 규모가 큰 월정사와 달리 아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법당인 청량선원 주위를 뛰어다니는 다람쥐들이 산사의 한가로움을 더한다.
상원사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국보 제36호)을 빼놓을수 없다.
하늘을 오르며 공후와 생황을 연주하는 비천상이 돋음새김된 이 종은
지금도 맑고 깊은 소리를 들려준다.
오대산의 으뜸가는 자랑거리는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다.
상원사에서 40분 정도 천천히 오르면 이곳에 닿는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세라 해서 국내 최고의 명당중 하나로 손꼽히는
자리다.
사리를 모신 까닭에 불상없이 작은 누각 한채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지만
정성들여 기도를 하는 참배객들 주변엔 성스러움이 감돈다.
일체의 번뇌와 근심을 벗어버린 "적멸"의 경지가 눈앞에 어른거리는 듯하다.
적멸보궁을 지나 30여분 더 오르면 정상인 비로봉(1천5백63m)이다.
우아한 여인의 자태와 같은 오대산의 부드러운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온다.
둥글게 자리잡은 다섯 봉우리와 그 가운데 솟은 적멸보궁이 활짝 피어난
연꽃이 되어 떠오른다.
산사를 등지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곁눈질하며 내려오는 길 뒤로는 가슴에
품고 왔던 속세의 번뇌가 하나씩 풀어져 흩어진다.
근심 걱정이 사라진 자리에는 작은 부처가 하나씩 들어 앉는다.
오대산을 다 내려올때 쯤이면 어느새 마음은 평화로움으로 가득찬다.
< 평창 오대산=박해영 기자 bono@ >
[ 여행 메모 ]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나와 6번 국도와 446번 지방도
를 거치면 월정사에 닿는다.
진부IC에서 월정사 입구까지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승용차로도 올라갈수 있다.
입장료 어른 2천원, 학생 1천3백원.
주차요금은 소형 3천원, 대형 6천원이다.
문의 오대산관리사무소 (0374)332-6417
<> 먹거리와 숙박 =오대산 주변의 산나물을 사용한 산채비빔밥 집이 월정사
들머리에 여럿 있다.
진고개 근처에는 닭백숙과 메밀부침을 파는 식당들이 있다.
숙박시설로는 3백여개의 객실을 갖춘 오대산호텔(0374-330-5000)과 오대산장
(334-2722)이 대표적이다.
월정사 앞을 중심으로 민박집들도 많다.
[ 여행속의 여행 ]
오대산 국립공원의 절경은 단연 청학동 소금강이다.
금강산의 비경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소금강은 오대산
여행의 백미다.
산사 답사후 하루 정도 더 여유가 있다면 오대산을 남북으로 종주하며
소금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월정사에서 동북쪽으로 노인봉을 넘어서면 곧 숨막힐 듯한 소금강의
장관이 펼쳐진다.
낙영폭포를 시작으로 광폭포 백운대 만물상 식당암 선녀탕 삼선암 구룡폭포
세심폭포 십자소 등 자연이 빚어낸 놀라운 장관이 5km 남짓동안 이어달린다.
3개의 봉우리가 솟아오른 삼선암 벽에는 바위 틈새로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
이 한폭의 그림처럼 눈앞에 다가오고 시원한 계곡의 수면위로 삼선암이 다시
떠오른다.
계곡 오른쪽에는 신라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재기의 나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아미산성이 자리하고 있다.
성주가 있던 대궐 터가 지금도 서 있다.
그 위쪽에 소금강 계곡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망루대가 있다.
한강의 발원지인 오대산은 약수로도 유명하다.
월정사 들어가는 길 왼편의 방아다리 약수와 소금강 쪽 부연동약수 송천약수
가 있다.
문의 오대산 관리사무소 (0374)32-6417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