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신문고"를 신설합니다.

기업을 꾸려나가면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제도상의 미비점 등을
지적하는 난입니다.

투고를 환영합니다.

팩스 (02)360-4274, E메일 nhk@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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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세계 최대 금제품 수출국이다.

금이 생산되지 않는 데도 3백억달러 이상을 수출한다.

한국은 어떤가.

귀금속 세공기술이 가장 뛰어난 나라는 바로 한국이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무려 12번이나 우승했다.

그런데도 지난해 귀금속제품 수출액은 1억5천만달러에 그쳤다.

그나마 많이 늘어난 것이다.

내수시장이 극도로 침체되면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한 덕분이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은방은 1만4천개에서 9천개로 줄었다.

금 산업의 고용인력도 13만명에서 9만명으로 감소했다.

왜 국내 귀금속가공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가.

한마디로 불합리한 세제 때문이다.

금에 대한 관세및 부가가치세를 없애야 한다.

금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금은 대외결제수단으로 활용된다.

그 자체가 국제통용화폐나 마찬가지다.

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처럼 금에 대해서도 물리지 않는 것이다.

금에 관세(3%)를 부과하다 보니 밀수가 성행한다.

밀수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유통되는 금의 80%에 이른다.

부가세를 매기다 보니 대다수 거래가 음성적으로 이뤄진다.

관세및 부가세를 없애면 세수가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렇지 않다.

금 및 금제품의 거래가 양성화되면 기업도 떳떳이 활동하게 된다.

자연히 매출이 노출된다.

소득세나 법인세로 거둬들이면 된다.

귀금속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부가세를 폐지할 경우 금산업에 관련된 세수는
오히려 4배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기업들이 수출에 활발히 나서 외화획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시장만 해도 금제품 소비가 연간 2천억달러에 이른다.

귀금속산업은 노동집약적이어서 고용창출효과도 크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정부가 막대한 재원을 쏟아붓고 있으나 귀금속산업을
활성화시키면 4만명 정도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 인원에 대한 실업자대책을 수립하려면 1조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

이를 절약할 수 있다.

강문희 <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 연합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