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은 순전히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다.

한 번 놀란 기억력은 때로 과민한 상상력을 작동시키곤 한다.

주가를 움직이는 요소 가운데서도 투자 심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크다.

주가가 한 방향으로 쏠릴 때 더욱 그렇다.

엔화 약세는 지난해 한국주가를 핀치로 몰아넣었던 적이 있다.

그러던 차에 외국인이 매도우위를 보이자 시장참가자의 기분도 몹시
언짢아졌다.

더우기 전저점마저 붕괴되자 매물이 매물을 불러냈다.

20일 한국주가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엔저라는 악재가 한국경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심리전의 요소가 강하다.

< 허정구 기자 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