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초반을 치는 골퍼라면 "작심"만 하면 18개 홀에서 보기는 할수 있다.

그런데 왜 90을 깨지 못하는 것인가.

과욕때문이다.

그들은 무리해서 파를 잡으려 하거나 한걸음 지나쳐 버디까지 노린다.

결과가 생각한대로 나오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십중팔구 "몰락"으로
이어진다.

각홀의 규정타수(파)는 스크래치플레이어(핸디캡 0인 골퍼)를 기준으로
설정됐다.

보기플레이어들이 파를 잡기란 쉽지 않은 일.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 복판에
떨어지고 어프로치샷이 그린에 올라가도 퍼팅 한번만 잘못하면 파가 날아가는
것이 골프다.

사정이 이럴진대 주말골퍼들은 볼이 러프나 벙커에 들어가도 파를 노린다.

오로지 온그린이 목표이며, 오로지 붙여서 1퍼팅으로 막는 일만 생각한다.

프로들의 장면을 연상하며 긍정적 사고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을
따라하는데는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간과하면 분수를 벗어난 만용이 될뿐이다.

드라이버샷이 러프 벙커 또는 경사가 심한 곳에 멈추었때, 어프로치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들어갔을 때 등에는 목표를 한단계 낮추라.

파가 목표였으면 보기, 보기가 목표였으면 더블보기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몰락을 막는 길이다.

트리플이상의 몰락이 오면 80대에 진입하기는 어려워진다.

예컨대 파4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면 3온을 시킨다고 작정하라.

러프에서 1백50야드 샷을 온시키기란 보기플레이어의 영역을 넘는다.

힘이 들어가면 3온도 어려운 상황이 초래된다.

목표를 낮춰잡고 볼을 페어웨이로 꺼낸다음 웨지어프로치샷으로 마무리하면
최악이 보기가 될 것이다.

"트러블에서 단번에 탈출할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골퍼라면 처음부터 볼을
트러블에 넣지 않을 것이다"는 어느 프로골퍼의 말은 시사적이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