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는 내달 초순께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한다는데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오효진 공보실장은 19일 "김종필 총리가 내달초로 예정된 개각과 관련해
"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정치인 장관을 물러나게 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김 총리가 미리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 실장은 개각시기에 대해 "김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후 개각작업이 추진
된다고 하더라도 김 총리가 내달 중순 외국 방문을 계획중이기 때문에
늦어도 김 총리의 출발전까지는 개각이 매듭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 실장은 이어 "김 총리가 국정홍보처장에 정치인이나 출마예정자가
임명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언질을 줬다"고 전해 김 대통령과 김 총리간에
개각방향에 대해 이견이 없음을 뒷받침했다.

김 대통령과 김 총리는 또 개각후 공무원 조직의 활성화 차원에서 대대적인
승진.발탁인사를 한다는데도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각 부처 직제개정령이 발효된뒤 조직의 폐지.신설과 통폐합에 따른
기능 공백을 최소화하는 인사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인 전보와 승진 인사는
개각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개각을 통해 정부출범때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 합의한 5대 5
원칙에 따른 내각 배분 비율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인물난을 겪고 있는 자민련이 제 몫을 지키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오 실장은 이에 대해 "답변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각시기와 폭, 방향은
아직 결정된게 없다"며 "김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귀국한 후 김 총리와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지나친 추측이나 예상은 금물"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