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현 경제상황을 두고 "경제파탄이냐, 경제회생이냐"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6일 "사례로 본 국민정부 경제실정 시리즈"라는 자료를
낸데 이어 17일에는 이회창 총재가 현정부의 경제정책을 "선거를 앞둔 경기
부양책일 뿐"이라며 공격했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는 "이 총재의 발언은 되살아 나고 있는 한국경제의
신인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각종 거시지표는 경제회생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 한나라당 ]

이회창 총재는 이날 부총재단.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 "내수와 소비중심의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일시적인 호황을 두고 경제가 좋아지고 구조조정이 잘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행위"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기계수주율이나 제조업 신장율등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고
지적한 뒤 "선거등 일시적인 정치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경제 구조조정을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득 정책위 의장은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이 며칠전 "주가에 거품이
없다"고 말했는데 최근 주가가 급락해 피해자들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 장관은 지난 89년에도 "12.12조치"를 단행해 투신사들로 하여금 주가를
떠받치게 해 투신 부실화를 가져온 장본인"이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또 제일은행에 공적자금 3조원을 더 추가한다는 정부방침에
대해 비판하고 진상조사를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대한생명의 경영권을 억지로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려는 인상을 주고
있어 "사기업에 대한 권리침해"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최근들어 경제관련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재선거를
의식한 때문으로 정가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송파갑 유권자들이 대부분 경제에 관심이 높은 중산층인데다 최근 국민연금
파동, 의료보험통합파문, 금융 구조조정에 국민세금 과다투입등 봉급생활자의
공감을 끌어내면서 정부를 공격할만한 "호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국민회의 ]

이날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당직자들은 지난 주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한국경제의 회복을 "제2 아시아의 기적"이라고 평가한
점을 들어 한나라당을 반격했다.

이만섭 상임고문은 "15대 대선당시 외환보유고를 38억달러밖에 남겨 놓지
않은 사람들이 국민의 정부가 1년동안 피땀흘려 이룩한 경제회복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국민적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반격에 나섰다.

박상규 부총재도 "이 총재의 발언은 "올해안에 경제가 회복되면 내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이기택 한나라당 전총재대행의 망언과 궤를 같이한다"고 공격
했다.

장영철 정책위의장은 회의직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인민일보등 외국
기관들이 한국경제를 호평하고 있는 마당에 유독 한나라당만 혹평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실물경제동향"등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제조업 가동률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66.7%에 머물렀으나 지난 3월에는
74.6%나 높아졌고 실업자수도 올해 1백50만명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 의장은 특히 "김대중 대통령과 대기업총수들이 약속한 4대개혁이 지속적
으로 추진되면서 한국경제는 새로운 21세기를 지향하고 있다"며 "정부와
근로자는 물론 정치권도 이같은 경제개혁을 격려하고 협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나라당에 반문했다.

또 "당이 현대.LG.대우.삼성등 민간연구소, 한국개발연구원 등 국책연구소
등과 함께 경제지표나 현안을 정확히 점검해 한나라당의 오해를 씻어 버리겠
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배 총재권한대행은 매주 월요일 확대간부회의때 당 정책위가
경제동향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 최명수 기자 mes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