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일 이틀간 열린 아.태경제협력회의(APEC)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헤지펀드(단기투기자본) 규제와 채권시장의 활성화방안등이 집중 논의됐다.

헤지펀드규제 부문에서는 21개 회원국 장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채권시장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이 발행하는 국채에
대해 2조엔 규모로 지급보증을 하기로 했다.

주최국 말레이시아의 자이누딘 재무장관은 "세계금융의 불확실성에서 우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며 헤지펀드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대해 차기 미국 재무장관 예정자인 로렌스 서머스 재무 부장관은
자본시장을 통제하고 헤지펀드를 얽어메는데는 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머스는 대신 아시아 각국은 경제회생을 위해 시장개방과 구조개혁에 더욱
힘써야 하며 미국에 의존할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회원국장관들의 전반적인 견해는 무절제한 투기자본의 이동을 일시적
으로라도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쪽이 우세했다.

그러나 폐막성명에 말레이시아가 요구했던 장기자본의 규제와 관련된 내용
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의 미야자와 대장상은 아시아 각국이 발행하는 국채와 공채의 보증을
위해 2조엔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3백억달러규모의 엔차관및 일본수출입은행융자를 통해 아시아 경제회생을
돕겠다는 미야자와플랜과는 별도의 자금이다.

각국의 재무장관들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대체로 미국 달러화 일변도의
자금조달에 근원이 있었다는데 공감을 표시하고 아시아지역의 채권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협조키로 했다.

미야자와 대장상은 이와관련 홍콩 싱가포르 호주와 금융위기를 겪은 5개국이
함께 참여,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는 비공식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외환시세를 달러 유로 엔 등 주요통화의 가중평균치에
연동시키는 바스켓통화제도도 논의됐다.

회원국들은 우선 국채나 공채를 바스켓통화표시로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서머스 부장관은 "아시아국가들에게 흥미로운 제도일 것"
이라고 말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