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은 이제 단순한 비용절감보다는 가치창출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최근 보스톤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한 이노우에 다케시(51)씨
는 한국 기업들에게 가치창출을 주문했다.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진척된 만큼 핵심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시켜 가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프로젝트 수주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 기업들이 핵심사업을 골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컨설팅은 BCG"
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노우에 지사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기업투명성을 마련하고 기업구조를 재정립하는 일"이라며
"향후 BCG의 컨설팅 역량도 이 쪽에 모을 작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아웃소싱은 "필연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시장에서 모든 품목이 일류가 될 수 없다면 경쟁력이 약한 품목은
과감히 아웃소싱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모든 일을 내부에서 해결할 경우 조직문화가 국지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웃소싱을 하면서 "오너십"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의 "빅딜"에 대해선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효율화 차별화를 기준으로 삼아 과잉시설을 정리하면 좋다는 입장이다.

"정부 입김 없이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게 이상적"이지만 "아무도 결정하지
못하는 일본에 비하면 훨씬 낫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빅딜이 폭포처럼 흐르고 있다"고 말해 완급조절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노우에 지사장은 "IMF를 겪은 한국이 경기 회복기에 들어섰는지를 알기
위해선 2~3년이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시 활황등 지표보다는 기업 경영자가 뿌듯함을 느낄 정도라야 경기가
살아 났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는 또 "올해 경제 성장률을 2%대에서 3~4%대로 상향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경쟁력 향상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차별화되지 않은 1백개 기업보다는 단단한 수십개 기업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경쟁우위가 있는 의류 제지업종 쪽으로 인력 자산을 재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자문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