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공직사회의 '삼투압'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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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재정경제부의 서기관 2명이 삼성으로 갔다.
요즘 잘 나간다는 금융감독위원회에서도 요직 과장이 사표를 냈다.
이들은 박사학위에다 한창 일할 40세이하 행시출신 서기관이란 공통점이
있다.
재경부 등 과천에선 10여명이 전직을 고려중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각 부처마다 젊은 사무관들은 적어도 한번쯤 비슷한 고민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더 늦기전에" 증후군인 셈이다.
왜 어렵사리 고시에 합격해 중견의 위치에서 공직을 뜰까.
한마디로 공직이 더이상 매력있는 직업이 아닌 탓이다.
봉급 복지 승진 근무환경 사회적평가 등 모든 면에서 민간에 비해 열세다.
"철밥통"에 비유되던 직업 안정성도 개혁속에 무너지고 있다.
14년 경력의 서기관이 휴일없이 일해도 연봉 2천8백만원에 불과하다.
같은 연배의 대기업 중간간부라면 4천만~5천만원은 받는다.
이른바 "386세대(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공무원들은 선배들과는
인생관부터 다르다.
사명감이나 출세욕보다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하다.
이들은 "민간기업에 간 친구들이나 고생하는 가족들을 볼때마다 괴롭다"고
말한다.
급기야 행정자치부에선 올해 삭감한 체력단련비(기본급 2백50%)를 환원시키
는 등 사기진작책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어떤 대안으로도 빠져나가려는 공무원들을 붙잡기 어려워 보인다.
공무원의 최대이점인 신분보장까지 흔들리고 공직사회도 노동시장의 시장
원리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공직이 민간부문과 경쟁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고선 젊고 유능한 관료들의
이탈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소금이 밸때까지 배추속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직의 삼투압현상이다.
삼투압원리란 농도가 낮은 데서 높은 데로 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물질이
옮겨가는 것이다.
저농도인 공직사회가 고농도인 민간기업에 인재를 빼앗긴다는 얘기다.
억대 연봉, 만족스런 복지,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
민간기업의 매력은 공직사회에 삼투압작용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정부는 이제 젊고 유능한 공무원들의 이탈을 개탄할 때가 아니다.
정부가 경제권력을 민간에 이양할수록 인재들이 민간으로 모이는 것은 당연
하다.
싱가포르만큼 공무원을 우대할 수 없다면 차라리 민간과 자유로운 인사교류
로 국가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는 편이 더 낫다.
< 오형규 경제부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5일자 ).
요즘 잘 나간다는 금융감독위원회에서도 요직 과장이 사표를 냈다.
이들은 박사학위에다 한창 일할 40세이하 행시출신 서기관이란 공통점이
있다.
재경부 등 과천에선 10여명이 전직을 고려중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각 부처마다 젊은 사무관들은 적어도 한번쯤 비슷한 고민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더 늦기전에" 증후군인 셈이다.
왜 어렵사리 고시에 합격해 중견의 위치에서 공직을 뜰까.
한마디로 공직이 더이상 매력있는 직업이 아닌 탓이다.
봉급 복지 승진 근무환경 사회적평가 등 모든 면에서 민간에 비해 열세다.
"철밥통"에 비유되던 직업 안정성도 개혁속에 무너지고 있다.
14년 경력의 서기관이 휴일없이 일해도 연봉 2천8백만원에 불과하다.
같은 연배의 대기업 중간간부라면 4천만~5천만원은 받는다.
이른바 "386세대(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공무원들은 선배들과는
인생관부터 다르다.
사명감이나 출세욕보다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하다.
이들은 "민간기업에 간 친구들이나 고생하는 가족들을 볼때마다 괴롭다"고
말한다.
급기야 행정자치부에선 올해 삭감한 체력단련비(기본급 2백50%)를 환원시키
는 등 사기진작책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어떤 대안으로도 빠져나가려는 공무원들을 붙잡기 어려워 보인다.
공무원의 최대이점인 신분보장까지 흔들리고 공직사회도 노동시장의 시장
원리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공직이 민간부문과 경쟁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고선 젊고 유능한 관료들의
이탈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소금이 밸때까지 배추속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직의 삼투압현상이다.
삼투압원리란 농도가 낮은 데서 높은 데로 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물질이
옮겨가는 것이다.
저농도인 공직사회가 고농도인 민간기업에 인재를 빼앗긴다는 얘기다.
억대 연봉, 만족스런 복지,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
민간기업의 매력은 공직사회에 삼투압작용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정부는 이제 젊고 유능한 공무원들의 이탈을 개탄할 때가 아니다.
정부가 경제권력을 민간에 이양할수록 인재들이 민간으로 모이는 것은 당연
하다.
싱가포르만큼 공무원을 우대할 수 없다면 차라리 민간과 자유로운 인사교류
로 국가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는 편이 더 낫다.
< 오형규 경제부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