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15일 서울시내 초등학교 전체가 휴교에 들어감에 따라 상당수
학교가 일정을 하루 앞당겨 14일 조촐한 기념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학생 등이 정성껏 마련한 기념행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사들은
"촌지"를 이유로 휴교한다는데 대해 착잡함을 금치못하는 표정이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상명사대부속 초등학교는 이날 아침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간단한 기념식을 가졌다.

이 학교는 학생 80여명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가 "스승의 은혜" "어린이날
노래" 등을 연주하며 스승의 은혜를 되새겼다.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학생들은 이날 오전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이들은 또 1만원 안팎의 작은 선물을 예쁘게 포장해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서울 광진구 광남초등학교는 행사는 하지 않는 대신 학생들에게 스승께
편지쓰기, 스승 찾아뵙기 등을 하도록 하고 선생님 얼굴 그리기를 숙제로
냈다.

은평구 응암초등학교는 조회시간에 스승의 날의 의미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는 것으로 행사를 대신했다.

그러나 당초 휴교 이유중 하나로 내세웠던 촌지예방은 상당수 학부모들이
미리 교사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교사들은 "단지 촌지수수를 막기 위해 스승의 날에 휴무를 할
정도라면 아예 기념일을 폐지하는게 낫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스승의 날 특수를 기대했던 화훼농민과 상인들은 꽃값 폭락으로 울상
을 지었다.

서울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이성자(42)씨는 "카네이션
한 묶음이 8천원에서 3천원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