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동안 지속해 왔던 업종별 정책과 조직을 포기하라는 기획예산위원회
의 요구에 산업자원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기획예산위원회는 최근 산업자원부의 산업
관련 4개국중 자본재산업국과 생활산업국 등 2개의 업종별 국을 산업분석국
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8개과를 6개과로 합치고 업종별 관장을 그만두라는 제안이다.

기획위의 김태겸 행정개혁단장은 "정부가 각 산업을 집중육성하던 시대가
지나간 만큼 국제적인 정보종합 등 간접지원으로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과 정책이 필요한 분야는 중소기업에 국한된다"며
"중소기업청이 별도로 있는 만큼 산업자원부의 업종별 조직은 대폭 축소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산업자원부는 "정부의 모든 정책은 어떤 형태로든 업종별 접근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의 업종별 조직축소는 절대 받아들일수 없다"고 강력
하게 반발했다.

한준호 기획관리실장은 "기업의 의견수렴창구나 외국과의 협상파트너로서도
업종별 조직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산자부의 다른 관계자는 "산업정책기능이 가장 미약하다는 미국에서도
상무부 무역진흥차관보산하에 기초산업 기술.항공산업 환경기술 섬유제품.
소비재 서비스산업.금융 관광산업 등 6개의 분야별 국을 운용하고 있다"며
"일본 독일 프랑스를 포함해 어떤 산업국가도 산업정책과 산업별 조직을
버린 나라가 없다"고 주장했다.

기획위의 원칙론과 산자부의 현실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상황이다.

최종적인 결론은 대통령이 참가한 국무회의에서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산자부의 업종별 조직은 정부의 산업지원기능이 약화되는 것과 함께 계속
축소돼 왔다.

지난 93년 3월 산자부의 전신인 상공자원부가 출범할 당시에는 기초공업국
기계공업국 등 4개의 국이 각 업종을 나누어 담당했다.

94년3월 업종별 국이 3개로 줄어들었으며 94년12월 통상산업부로 이름이
바뀌면서부터는 현재와 같이 2개국으로 축소됐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