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꿈틀거린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던 땅값이 최근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를 때가 됐다"는 기대심리와 저금리로 인한 금융권에서의 자금 이탈이
땅을 자극한다.

거칠 것 없이 오르는 주식이 고개를 숙이면 땅으로 향한 자금이동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물론 땅은 주식과 달리 환금성이 약하다.

요즘같은 금융장세에선 섣불리 선택하기 힘들기도 하다.

땅값은 과연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땅을 사야하는지를 토지전문가인 유종율
(39) 건국컨설팅 사장을 만나 들어봤다.


-요즘 땅값이 진짜 오릅니까.

"오른다기보다는 정상을 찾는 거지요.

쉽게 말해 IMF체제이후 쏟아져 나온 급매물이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발빠른 투자자들이 이미 급매물 매수를 끝낸 상태입니다.

수도권지역의 경우 급매물의 90%는 소화됐다고 보여집니다"

-IMF이전 가격과 비교하면 어느 수준인지요.

"IMF체제 직전시세의 80~90% 수준은 회복됐습니다.

아파트시장처럼 토지시장도 이제 어느 정도 안정세를 되찾았다는 말이지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단기적으로는 올 여름을 전후로 IMF체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꾸로 말하면 앞으로 몇달안에 10~20%는 더 상승할 것이란 뜻이지요.

땅을 사려면 지금이 적기인 셈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어떻습니까.

"결국 주식처럼 차별화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상품별로 오르고 내리고 할 겁니다.

이제는 땅으로 "한탕"하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과거보다 기대수익을 낮추고 예금금리보다 수익이 높고 주식투자보다
안정적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요"

-그런 게 어디 쉽습니까.

"어렵지도 않습니다.

수요가 많은 땅을 고르면 되지요.

수도권의 전원주택지나 주말농장지등이 한 예입니다.

남향에다 도로가 접해있고 누가 봐도 시원스런 땅은 인기가 있지요.

이런 땅은 투자가치도 높습니다.

서울시청이나 강남역에서 반경 50 이내에 있는 땅을 사면 결코 손해보지
않을 겁니다"

-어디에 그런 땅들이 있습니까.

"우선 용인 일대를 들 수 있지요.

교통 레저 교육시설이 모두 좋으니까요.

서울로 매일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면 양평 가평쪽도 괜찮습니다.

입지여건이 우수하지요.

투자용으로만 따진다면 물론 개발 수요가 있는 쪽입니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면 전원주택용 부동산을 고르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려면 개발지역을 찾아야 합니다"

-개발지 투자가 쉽지 않을 텐데요.

"물론 정보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그런 땅은 짧은 기간내에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지요.

예를 들어 수지읍의 일부 땅들은 2월에 비해 벌써 2배이상 올랐습니다.

건설회사에서 소리소문없이 매입했기 때문이죠 물론 이런 투자는 위험도
큽니다.

그래서 투기라는 말까지 나오지요"

-5천만원으로 수도권에서 땅을 살 수 있습니까.

"서울서 좀 떨어진 여주 양평 이천 안성 부근으로 가면 3천만~5천만원짜리
땅들이 아직 많습니다.

물론 IMF체제 이전에는 이 가격으론 어림없었지요.

5천만~1억원이면 양평 용인 가평 파주등 좀더 가까운 곳에서 살 수 있어요.

이 지역도 과거엔 "1억원 이하"면 상담조차 하지 못했던 곳입니다"

-좋은 땅은 어떻게 고릅니까.

"진짜 좋은 땅은 시중에서 찾기 힘듭니다.

토지의 특성상 기밀을 요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때문에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합니다.

그런뒤 현장에 가서 가격을 알아보고 해당 지자체에서 건축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리품을 팔아야지요"

-수도권이외 지역은 어떻습니까.

"수도권과 지방 중소도시의 시차는 약 6개월 정도입니다.

물론 지방에서도 누가 봐도 좋은 땅은 투자가치가 있지요.

그러나 현장 확인을 꼭 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2천만~3천만원을 투자해 2백만~3백만원도 못 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급매물이 많이 빠졌다고 하는데요.

"급매물이 없으며 경매도 해볼 만합니다.

지금도 반값에 살 수 있는 땅이 적지 않아요.

IMF체제 이전에 평당 1백만원씩 분양하던 땅을 경매를 통해 25만원에 산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경매를 하려면 권리분석과 현장검증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린벨트는 어떻습니까.

"하반기 정부의 해제지침이 확정되면 한 단계 뛸 것으로 봅니다.

20가구 이상 집단취락 지역내의 잡종지나 나대지, 지목은 전으로 되어있으나
건축물 대장에 주택이 있는 경우등이 투자우선 순위입니다.

그러나 구획정리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위험도 크지요"

-땅을 사고 싶은데 돈이 부족하면 어떻게 합니까.

"동호인 투자가 한 방법입니다.

1천만원씩 5명이 합하면 5천만원 아닙니까.

이 정도면 괜찮은 땅을 살 수 있지요.

분할등기가 가능하니까 소유권 분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소액으로 투자성 없는 땅을 사는 것보다 오히려 안전하지요.

돈이 모자란다고 아무 곳에서나 사는 건 금물입니다"

*(02)539-0033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