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현대조각의 장을 연 오귀스트 로댕의 최고 걸작품으로 꼽히는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이 서울에 왔다.

이 작품들은 삼성문화재단이 세계 유수 미술관들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사들여온 세기의 명작이다.

삼성문화재단은 오는 14일부터 9월12일까지 서울 태평로 삼성플라자 1층
로댕갤러리(02-2259-7781)에서 개관기념으로 이 두 작품을 비롯한 로댕의
작품 85점을 선보이는 대형 전시회를 갖는다.

"지옥의 문"은 높이 6m20cm의 대작으로서 로댕의 예술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을 소재로 인간의 절망, 욕망, 관능, 공포 등을 상징
하는 2백여개의 조각상으로 만들어졌다.

이중 생각하는 사람, 세망령, 순교자, 입맞춤 등은 독립상으로도 유명하다.

로댕은 1880년 프랑스 정부의 위촉에 따라 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으나
1917년 숨질 때까지 미완의 석고작품으로 남겨두었다.

그후 1929년에야 청동으로 주조됐다.

지금까지 프랑스 정부의 관리아래 여섯점만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이번에 7번째 소장국이 됐다.

미술전문가들은 "지옥의 문" 가격이 1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칼레의 시민"은 14세기 영국군에게 포위되어 기아와 공포에 시달리는
칼레시를 구하기위해 스스로 적군에게 목숨을 맡기는 6명의 이야기를 담은
명작.

로댕은 인간의 내면적 진실을 추구하는데 노력한 프랑스태생의 조각가다.

대상의 단순한 재현에서 벗어난 생동감 있는 묘사, 작품에 역동성과
긴장감을 부여하는 표면적 이미지를 강조한 작업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로댕미술관 소장품
62점과 호암미술관 소장품 10점, 로댕과 관련된 기록사진 3점, 오리지널
포스터 10점이 나온다.

로댕갤러리는 세계에서 8번째로 설치된 로댕 전문컬렉션.

이 컬렉션은 5백평규모로 미국의 유명한 건축가 그룹 KPF의 설계에 따라
3년만에 완공됐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어 야외조각장과 같은 채광효과를 내며 천정이 높고
내부공간이 넓어 작품을 여유있게 설치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