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정책방향은 옳았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해나갈 수
있는냐가 관건이다"

한국경제를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은 이렇게 요약된다.

한국에서 사업을 오래해온 주한 외국기업인들은 아주 긍정적이다.

경기과열에 대해서도 작년에 워낙 나빳기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뿐 강한
회복국면일 뿐이라고 진단한다.

주가급등도 구조조정 실적과 경제부활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라고 보는
시각이 단연 우세하다.

한국경제를 멀리서 지켜보는 해외이코노미스트들이나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신중하다.

한국경제의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충고는 빠뜨리지 않는다.

예외없이 노사문제극복과 구조조정 지속등 전제조건을 단다.

요컨데 지금까지 위기극복 노력과 실적에 대해선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면서도 장기전망에 대해선 좀더 지켜 보자는 시각이 우세하다.

IMF(국제통화기금) 내부에서도 시각이 두 갈래다.

<> 경기회복에 대해선 낙관적 =최근 휴버트 나이스 IMF 아.태 담당국장은
"한국은 올해 IMF 예측치인 2%를 뛰어넘는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
했다.

하지만 " 성장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더라도 이 정도에 자족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나이스 국장은 "주가상승과 관련, 정책적인 증시부양조치가 없음을 전제로
할 때 이러한 주가상승이 과열양상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스탠리 피셔 MF 부총재도 최근 외신인터뷰에서 "한국 등 아시아에서 금융
부문뿐 아니라 실물부문도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산업가동률
상승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가 경제회생에 기여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위기의식이
차츰 사라지고 있어 개혁이 지체될 수도있다는 점을 정책당국자들이 유념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구조조정 지연이 문제 =도이체은행 서울지점 관계자는 "주가가 많이
오른 바람에 외국인들이 국내기업을 사기가 훨씬 힘들어졌다"며 "최근의
상황은 기업구조조정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BN암로은행 서울지점 관계자도 "낙관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금융구조조정에선 아직까지 부실대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견해도
많다"고 소개했다.

<> 고용조정이 걸림돌 =존 다스워스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근본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종신고용보장제로
돌아가려는 근로자들의 최근 움직임은 큰 실수"라고 비판한 것으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보도됐다.

이런 진단은 지난번 지하철 파업시태 때 주한외국인기업인들의 우려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재벌들의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충고했다.

<> 남은 과제들 =비즈니스 타임스는 "IMF 경제학자들은 아시아 지역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지 않으려 주의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전망에도
여러가지 조건들을 달고 있다"고 전하고 "한국에는 아직 힘든 작업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한국의 3% 경제성장 전망치중 상당부분이 재고 충당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미국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하면서 "한국.태국.인도네시아
는 은행.기업 구조조정에서 여전히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구조조정이 밀어
부치기엔 자금이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