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기록한 최초의 문자가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도기가 파키스탄의
고대문명 유적지에서 발견됐다고 영국BBC 방송이 4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도기조각에 새겨진 나무 모양의 삼지창 무늬 기호가 약 5천5백년
전의 것으로 추정돼 지난해 이집트에서 발견된 고대 문자보다 더 오래된
것이라고 전했다.

문자가 새겨진 도기들은 4천5백년전에 번성했던 인더스 문명의 하라파 유적
지대에서 발견된 것으로 표면에는 용기안의 내용물을 나타내거나 혹은 주술적
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기호가 새겨져 있다.

하라파 고대유적지 발굴위원장인 리처드 메도우 하버드 대학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도기에 새겨진 고대 문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다른 어느 문자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메도우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인더스 문자가 과연 진정한 문자인가를 밝혀
내는 것이 어려운 과제라고 말하고 "우리 연구의 목적중 하나는 고대 문자가
어떤 변화과정을 거쳤으며 어떻게 문자 체계를 구축했는가를 밝히는 것"이라
고 지적했다.

메도우 교수는 하라파 유적에서 이집트 고대 문자 해석의 길을 연 "로제타
스톤"과 같은 결정적인 유물이 발굴되지 않고 있어 하라파 언어는 죽은 상태
에 있으며 다른 언어의 기초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하라파 유적에서 발견된 도기에 새겨진 기호의 의미를
영원히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