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당했다"

인터넷을 통해 물류혁명을 일으킨 페덱스도 인터넷에 의해 쓰라린 패배를
맛본 경험이 있다.

페덱스 창립자인 프레드릭 스미스는 80년대 중반 "잽(Zap) 메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객으로 넘겨 받은 서류를 거의 원본에 가까운 상태로 전세계 어느 곳에나
가장 빠르게 배달한다는 발상이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의 서류를 페덱스의 강력한 통신망과 운송체계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페덱스 경영진은 이를위해 전 세계에 깔린 저점 사무실마다 해상도가
뛰어난 팩스를 갖춰 놓고 고객이 보내오는 자료를 각 지역의 페덱스 사무실
에 전송했다.

이어 페덱스의 화물택배망을 통해 목적지에 정확하게 배달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이 사업으로 페덱스는 몇년동안 매년 1억달러 이상의 영업손실을 입어야
했다.

고선명 팩스를 갖춘 사무실들이 급속도로 늘어난 탓이었다.

더욱이 인터넷은 이 사업 자체를 사라지게 했다.

인터넷은 팩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고객이 원본에 가까운 해상도의 자료를
직접 상대방에게 보낼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고객은 페덱스의 서비스를 찾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결국 이같은 패배의 경험이 페덱스로 하여금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서두르게 했고 오늘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화물운송업체로 거듭
나게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