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일렉트릭(GE)캐피털이 세계 금융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회사가 주요 아시아 금융기관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GE캐피털의 아시아 금융기관 "사재기"는 경제 위기가 고조된 지난해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년반동안 사들였거나 인수 계약을 체결한 아시아 기업은 일본 4개,
태국 4개, 한국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각 1개사 등 모두 12개에 달한다.

한국의 제일은행을 제외하고는 리스 신용카드 보험 등 비은행 금융기관이
대부분이다.

투자금액은 현재까지 인수가 완료된 기업만도 1백5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오는 2001년까지 순익의 10%를 아시아에서 올리겠다는게 회사측 구상이라고
홍콩의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는 전했다.

지난 97년 순익에서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였다.

GE캐피털의 아시아 진출은 세계 비은행금융시장 장악 전략의 일환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세계 각지에서 3백여개의 기업을 사들였다.

유럽에서만 1백여개 금융기관을 매입했다.

이로써 GE캐피털은 총 자산 3천억달러를 보유한 세계 최대 비은행 금융기관
이 됐다.

전 세계에 걸친 "파이넌스 네트워크(금융망)"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GE캐피털이 지난해이후 아시아 시장 진출을 강화한 또다른 이유는 유망한
기업을 헐 값에 살수 있는 호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금융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제일은행도 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90년대 중반 유럽 경제가 악화됐을 때도 금융기관 사재기에
나섰었다.

당시 사들인 업체가 지금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그 상황이 지금 아시아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GE캐피털은 아시아 시장에서 유럽 못지 않은 순익을 낼 것으로 자신한다.

선진 금융기법이 무기다.

이 회사는 작년 70억달러에 저팬리싱을 매입한 뒤 콜센터 고객데이터베이스
(DB)위험관리시스템 등 선진 정보기술시스템을 도입해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일본 리스업계에 충격을 줘 정보기술 혁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GE캐피털의 아시아 시장 진출에는 장애물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경영진 부족이다.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많은 사업을 벌여 이를 통제할 만한 경영진을
확보하기 힘들다.

SBC워버그 일본지점의 비토리오 볼피 사장은 "GE캐피털이 경영진을 확보하지
못해 전 경영인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현지인을 영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경영기법 적용에 한계를 노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매입기업 직원의 고용승계 문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아시아 국가의
비즈니스문화,해당 국가 정부와의 관계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